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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운용, 버퍼 ETF 첫발…커버드콜 이은 '대세' 될까

25.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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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운용, 버퍼 ETF 첫발…커버드콜 이은 '대세' 될까

'눈치싸움' 속 버퍼 ETF 선제 출시…3월 상장

버퍼 범위 내 손실 방어…"변동성 확대 국면서 유효"



(서울=연합인포맥스) 온다예 기자 = 버퍼 상장지수펀드(ETF) 출시를 두고 눈치싸움을 벌이던 운용업계에서 삼성자산운용이 첫 포문을 열었다. 커버드콜 ETF가 큰 인기를 얻은 것처럼 옵션전략 상품인 버퍼 ETF가 투자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은 이달 중 미 대표지수 S&P50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은 'KODEX 미국S&P500버퍼3월액티브' ETF를 출시할 예정이다.

버퍼(Buffer) ETF는 이름 그대로 주가 하락 시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버퍼를 제공해 주는 상품이다.

파생금융상품인 옵션을 활용해 수익률의 상단을 제한하면서 시장이 하락할 땐 버퍼 범위 내에서 손실을 방어한다. 일정 기간 손익이 약속돼 있다는 뜻으로 'Defined Outcome' ETF라고도 불린다.

옵션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커버드콜 ETF와 유사하지만, 콜옵션(특정 가격에 주식을 살 권리)을 매도해 분배금 재원을 마련하는 커버드콜 ETF와 달리 버퍼 ETF는 콜옵션을 매도해 풋옵션(특정 가격에 주식을 팔 권리) 매수 비용을 마련한다.

◇ 버퍼 비율이 관건…"8~12% 추정"

국내에서 버퍼 ETF가 상장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삼성자산운용을 포함한 여러 운용사가 버퍼 ETF 상장을 위한 내부 검토를 진행했지만, 버퍼 ETF 개념 자체가 투자자들에게 생소한 데다가 금융당국의 심사를 통과하기 까다로워 선뜻 출시에 나선 운용사가 없었다.

버퍼 ETF는 약속된 손익을 보장받기 위해선 정해진 만기를 지켜 투자해야 하고 복잡한 상품 구조 탓에 운용사가 투자자에게 고지해야 할 사안도 많다.

운용업계에서는 KODEX 미국S&P500버퍼3월액티브 ETF의 버퍼 비율을 8~12%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기존에 나온 커버드콜 ETF의 연간 목표분배율이 대체로 8~12% 수준인 점을 고려해서다.

버퍼 ETF는 지수 하락 시 약속된 버퍼 비율만큼의 손실을 방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반대로 지수가 오르면 상방에 캡(Cap)이 있어 캡 이상의 상승분은 포기해야 한다.

KODEX 미국S&P500버퍼3월액티브 ETF가 어느 수준까지 S&P500지수의 상승분을 따라갈지는 상장 시점의 옵션 거래가격 등 시장 상황에 따라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 커버드콜 8조 시대…버퍼 ETF 주도권 잡나

버퍼 ETF는 이미 미국에서 2018년 출시돼 활발하게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이노베이터, 퍼스트 트러스터 등의 운용사들이 버퍼 ETF 시장을 주도하고 있고 지난해에는 칼라모스 인베스트먼츠, 블랙록 등이 최대 100%까지 하방 버퍼를 제공하는 상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버퍼 ETF는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는 국면에서 유효하다.

미국 증시는 최근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전쟁, 인플레이션 우려 등으로 불확실성이 확대되며 조정을 겪고 있다.

지난해 강한 상승세를 보였던 미 증시가 올해는 한풀 꺾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변동성에 대응하려는 투자 수요가 늘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이 KODEX 미국S&P500버퍼3월액티브 ETF의 기초자산을 S&P500지수로 삼은 것도 미 증시에 베팅하되 하방에 대응하려는 투자자들의 수요에 맞춘 것으로 풀이된다.

김인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유효하지만 이전과 같은 극단적인 수익률보다는 제한적 상승이 예상되는 만큼 1년의 투자시계를 놓고 본다면 버퍼 ETF 전략으로 리스크를 대비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자산운용이 버퍼 ETF 시장의 물꼬를 트면서 버퍼 ETF가 커버드콜 ETF의 아성을 이을지도 관심이다.

국내에서 버퍼 ETF가 나올 수 있었던 건 단기간에 비약적으로 성장한 커버드콜 ETF의 영향이 컸다.

콜옵션 매도로 분배금 재원을 마련하는 커버드콜 ETF는 2023년 말만 해도 종목 수 11개에, 순자산은 7천748억원에 불과했지만 1년여 만에 8조1천910억원(5일 기준)에 달하는 시장으로 성장했다. 종목 수는 38개에 이른다.

기본적인 커버드콜 전략에서 나아가 옵션 비중을 조정하거나 초단기 옵션을 활용하는 '2세대' 상품이 나오면서 라인업이 한층 다채로워졌다.

특히 삼성자산운용은 순자산 2조3천932억원의 커버드콜 ETF 10종을 운용하면서 미래에셋자산운용과 함께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전체 커버드콜 ETF 시장에서 삼성자산운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29%에 달한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미국에서도 커버드콜이 한창 성장하다가 버퍼 ETF가 뜬 것처럼 한국에서도 비슷한 시장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며 "투자자들이 커버드콜 ETF를 통해 옵션 전략에 친숙해진 점도 운용사가 버퍼 ETF를 검토할 수 있게 된 배경이 됐다"고 말했다.

삼성자산운용이 버퍼 ETF의 선례를 만든 만큼 상품 출시를 두고 시장 분위기를 살피던 운용사들도 속속 상품을 내놓을 가능성이 커졌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버퍼 ETF가 어떤 성과를 낼지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며 "수익률 상방이 막히기 때문에 장기투자가 아닌 단기투자 관점에서 접근하는 편이 좋다"고 강조했다.

삼성자산운용 로고

[삼성자산운용 제공]





dy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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