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도 테슬라 주가 폭락 부추겨…비트코인 매입 악수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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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정윤교 기자 = 테슬라 주가가 10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폭락한 배경에 비트코인의 매입 결정도 한몫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테슬라가 비트코인 비축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주저앉으며 이 회사의 실적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테슬라 주가는 이날 뉴욕 증시에서 하루 만에 15% 넘게 폭락하며 2020년 9월 8일(21.06%↓) 이후 4년 6개월 만에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뉴욕 정규장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장보다 15.43% 내린 222.15달러에 장을 마쳤다. 뉴욕 장 마감 후 시간 외 거래에서는 3% 이상 추가로 밀려나며 215달러 선에서 거래됐다.
이날 폭락으로 테슬라 주가는 작년 11월 미국 대선 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지난해 11월 5일 251.44달러였던 테슬라 주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인 작년 12월 17일 사상 최고치인 479.86달러까지 급등한 바 있다.
이날 테슬라 주가의 급락은 여러 요인으로 설명된다.
먼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전쟁과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 속에 테슬라의 전기차 판매 전망이 약화했다.
스위스계 투자은행 UBS는 테슬라의 1분기 판매량 추정치를 기존의 16% 하향 조정한 36만7천대로 제시했다.
UBS는 올 한 해 테슬라의 전기차 판매량도 이전 예상치보다 15% 하향 조정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미국 정부효율부(DOGE)가 인력 감축에 나서고 머스크가 독일 극우 정당을 지지한다고 선언하면서 미국과 유럽에서는 테슬라 불매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
테슬라 주가 급락의 방아쇠를 당긴 것은 UBS의 실적 전망 하향 조정이었지만, 꼭 전기차 판매에 대한 우려만이 주가를 끌어내린 것은 아니다.
테슬라의 비트코인 비축 움직임도 이 회사의 실적 우려에 힘을 싣고 있다.
월가의 저명한 경제학자 에드워드 야데니는 "테슬라는 이제 비트코인과 상관관계가 높은 기업 중 하나가 됐다"고 설명한 바 있다.
테슬라는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에서 "비트코인 매입을 적극 검토 중"이라고 말한 뒤 재무 전략의 일환으로 비트코인을 적극적으로 사들였다.
테슬라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연례 공시 보고서(10K)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해 말 기준 1만1천509개의 비트코인을 보유 중인 것으로 집계된다.
테슬라의 비트코인 보유량은 미국 상장사 가운데 네 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경기침체 우려로 이날 한때 비트코인 가격은 7만8천달러 수준으로 급락했다. 비트코인이 급락하면서 뉴욕 증시에서 가상화폐 관련주도 일제히 타격을 받았다.
더 큰 문제는 비트코인의 가격 하락이 테슬라가 도입한 새로운 회계원칙과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기존에는 비트코인 보유 기간 중 최저가를 달러로 환산해 가치를 매겼지만, 미국 재무회계기준위원회의 회계 기준 개정에 따라 이제는 보유한 비트코인의 시장 가격을 반영해야 한다.
테슬라는 회계 규정 변경으로 인해 지난해 말 기준 비트코인 가치를 11억 달러로 평가했다.
그러나 최근 비트코인 가격 하락을 고려하면 현재 테슬라의 비트코인 가치는 9억 달러 수준으로 줄었다.
이대로라면 1분기 결산에서 2억 달러 정도의 평가손실이 발생하는데, 작년 4분기 테슬라의 순이익이 23억 달러였던 것과 비교하면 그 영향은 막대할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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