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관세부과로 삼성·LG 가전 수익성 저하 불가피"
나신평 "제조원가 및 공장 이전 투자비용 증가할 것"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의 관세 부과 영향으로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 등 국내 가전 제조사의 수익성 저하가 불가피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나이스신용평가는 11일 발표한 '미국의 관세부과가 한국 가전산업에 미칠 영향' 보고서에서 "제조원가 상승 및 공장 이전 관련 투자비용 증가로 재무부담 확대가 불가피하다"며 이렇게 밝혔다.
[출처: 삼성전자]
나신평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가전 시장에서 LG전자는 점유율 21.1%로 1위, 삼성전자는 20.9%로 2위를 차지했다. 3위와 4위는 각각 GE어플라이언스(16.9%)와 월풀(14.3%)이었다.
다만 현재 미국에서 소비되는 가전의 대부분이 미국 밖에서 생산돼 수입되고 있어 통상 제재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2018년 트럼프 1기 정부 당시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 발동으로 미국 내 생산 기반이 확보된 세탁기를 제외하면 냉장고와 TV, 스마트폰은 수입의존도가 85% 이상이다. 한국 전자산업은 막대한 대미 무역수지 흑자를 내고 있다.
나신평은 수입의존도가 높고 미국 기업과 경쟁하는 제품군인 냉장고와 스마트폰이 먼저 제재 대상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2018년 이후 수입의존도가 하락한 세탁기와 미국 기업 점유율이 낮은 TV는 제재 필요성이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
나신평은 "냉장고의 경우 삼성전자와 LG전자는 25% 관세 부과가 예정된 멕시코에서 북미향 수출 품목 대부분을 생산하는 반면 경쟁사인 월풀과 GE는 미국 내 생산 시설을 확보하고 있다"며 "미국 외 지역에 대한 보편적 규제가 이어진다면 한국 기업은 생산지 이전을 고려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스마트폰에 대해서도 삼성전자의 주요 생산기지인 베트남이 상호관세 타깃이 될 경우 생산지 이전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에서 90% 이상을 생산하는 애플은 미국 기업이라는 이유로 관세부과 영향이 낮아질 수 있다고 봤다.
나신평은 한국 가전기업이 관세 부과에 국소적 생산지 조정으로 대응하더라도 수익성 저하가 불가피하다면서 "중장기적으로 미국 현지 생산거점 확대가 결정되면 추가 투자비용 증가, 인건비 등 제조비용 상승으로 개별기업의 재무부담이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신평은 확고한 경쟁우위가 있는 제품에 대해 가격 전가가 가능하거나, 생산지 이전 이후 시장지위가 높아진다면 관세부과로 인한 부정적 영향이 완화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출처: 나이스신용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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