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가 사람들] 'K 방산 ETF 이끈다'…최영진 한화운용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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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온다예 기자 = 최근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테마는 단연 방위산업(방산)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유럽을 중심으로 자주 국방을 강화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방산으로 투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 방산 ETF 시장을 이끌고 있는 한화자산운용의 최영진 전략사업부문장(전무)은 "세계의 질서가 변화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방산주의 성장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달라진 유럽의 안보의식…방산은 '뉴 노멀'"
최 부문장은 13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이 격화된 상황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예상과 달리 장기전으로 들어서면서 유럽의 안보의식이 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월28일 트럼프-젤렌스키 정상회담은 완전히 달라진 유럽 안보의 현실을 드러냈다"며 "러시아의 다음 표적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회원국일지 모르는 상황에서 미국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지원 중단은 유럽인들에게 지난 30년간의 평화의 시대는 가고 전쟁에 대비해 자주 국방을 강화해야 한다는 인식을 심어주게 됐다"고 설명했다.
유럽의 군비 증강은 'K 방산' 기업에는 기회가 됐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무기 생산을 줄인 유럽에서 공급 대비 수요가 급증하면서 국내 방산 기업이 생산하는 무기 수요도 덩달아 늘었기 때문이다.
최 부문장은 "무기는 한 번 도입되면 쉽게 바꾸지 못하기 때문에 무기 수출 이후에도 부품 교체나 장비 업그레이드 등 유지 과정에서 나오는 매출이 상당하다"며 "올해는 우리나라 방산업체의 수출이 크게 늘어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12·3 비상계엄에 따른 탄핵 정국으로 우리 정부의 방산 수출 컨트롤타워가 부재하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정치적인 상황이 단기적으로는 핸디캡이 될 수 있지만 어떤 정권에서도 방위산업은 축소할 수 없다"며 "방산은 이미 뉴 노멀(New Normal)로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K 방산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무기 성능도 좋고 경쟁 상대도 적다"며 "방산은 한 차례 퀀텀점프를 했고 앞으로 두 단계 정도의 퀀텀점프가 남아있는 만큼 장기적인 성장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 "K방산·고배당에 집중…무분별한 ETF '살포' 없다"
일찍이 방위산업의 성장성을 점친 한화자산운용은 2023년 1월 PLUS K방산 ETF를 상장한 뒤 지난해 11월 PLUS 글로벌 방산, 12월 PLUS 한화그룹주 ETF를 차례로 선보였다.
결과는 소위 '대박'이었다. 국내 대표 방산주를 담은 PLUS K방산은 연초 이후 수익률 79.53%(11일 기준)를 기록했다. 국내 ETF 960개 종목 가운데 수익률 1위다. PLUS 한화그룹주와 PLUS 글로벌방산은 같은 기간 각각 70.01%(2위), 37.91%(8위) 급등하며 투심을 사로잡고 있다.
한화자산운용이 현지 운용사와 협업해 지난 달 미국 증시에 상장한 PLUS 코리아 디펜스 인더스트리 인덱스(KDEF)도 상장 이후 34%가량 오르며 저력을 뽐내고 있다.
한화자산운용하면 '방산 ETF'가 떠오를 정도로 이들 상품은 회사의 대표 상품으로 자리매김했지만, 최 부문장은 한동안 방산 관련 ETF 상품 라인업은 확장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격화되는 운용사 간의 점유율 경쟁에 연연해하기보다는 한화자산운용만의 브랜드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최 부문장은 "더 이상 무분별한 ETF 살포는 없다"며 "국내 ETF 시장의 질적 성장을 위해서라도 양적 경쟁보다는 질적인 수준을 높여 우리 회사만의 브랜드를 구축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PLUS 고배당주의 경우에도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원하는 투자자들이 꾸준히 매수했던 상품"이라며 "방산뿐만 아니라 한화자산운용의 대표적인 라인업인 고배당 상품 개발에도 꾸준히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부문장은 1999년 한화투자증권에 입사해 2006년 중국 상하이사무소장, 한화그룹차이나 신사업추진팀장 등을 거쳐 2017년 한화자산운용 중국법인장을 맡았다.
10년 넘게 중국 현지에서 글로벌 시장을 지켜본 최 부문장은 변화하는 시장 질서 속에 투자 기회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남북한의 분단 상황은 코리아 디스카운트(국내증시 저평가)의 주요 요인으로 지목되지만, 방산 시장에서는 오히려 코리아 프리미엄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KDEF ETF를 통해 국내 방산업체의 이익 성장을 알리고 글로벌 투자자금을 모아 밸류업(기업가치 제고)에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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