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G손보 재매각 가능할까…기업銀·한투지주 '촉각'
"골든타임 내 원매자 확보 관건"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윤슬기 기자 = 매각 중단 사태를 맞은 MG손해보험이 향후 재매각 절차에 돌입하기 위해선 의미 있는 원매자 후보 확보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MG손보의 재매각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진 않으면서도 현실성은 낮다고 보고 있는데, 이러한 스탠스를 바꾸기 위해선 자본력·평판을 모두 갖춘 인수 후보가 '골든타임' 내에 등장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의미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MG손보의 우선협상대상자였던 메리츠화재가 전날 '인수 포기'를 공식화하면서, 금융당국 또한 MG손보의 향후 처리 방안에 대한 논의에 착수했다.
금융당국 측은 법과 원칙에 따른 대응을 예고한 상태다.
이미 여러 차례 매각 무산을 겪었던 만큼, 향후 재매각에 나서더라도 의미 있는 결과를 기대하긴 어렵지 않겠냐는 게 내부 평가다.
고용 및 위로금 규모에 합의하지 못하면서 딜이 결렬 수순을 밟았던 점도 잠재적 인수 후보들에겐 부정적 시그널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MG손보 내부에선 재매각은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보는 분위기다.
MG손보 측은 예비입찰 단계에서 관심을 보였던 기업은행과, 최근 보험업 진출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한국투자금융지주를 인수 가능성이 있는 후보로 보고 있다.
아울러 그간의 매각 절차에서 꾸준히 거론됐던 교보생명과 손해보험업 경쟁력이 열위한 신한금융 등도 잠재 후보로 꼽고 있다.
우선 기업은행의 경우 내부적으로 포트폴리오 확대에 대한 니즈가 큰 편이다.
그간 기업은행은 사업 다각화의 중요성에 대한 내부 공감대를 바탕으로, 인터넷전문은행 진출과 MG손보·BNP파리바카디프생명 인수를 통한 보험업 경쟁력 강화 등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금융당국에 여러 차례 어필했던 바 있다.
특히, 지난해 진행된 MG손보 입찰 과정에선 사모펀드운용사(PEF) 데일리파트너스의 전략적투자자(SI)로 딜에 간접적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도 정치권은 MG손보의 부실정리를 위해 '국책은행 활용법'을 아이디어로 제시하면서 기업은행에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하기도 했다.
기업은행 또한 당시 "부실금융기관 정리를 통한 금융시장 안정에 기업은행이 역할을 할 수 있다면 내부적으로 상의하고 금융기관과도 협의할 것"이라며 사실상 MG손보 인수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기업은행 내부에서도 메리츠화재의 우협 지위 반납으로 생길 파장에 관심을 갖는 분위기다.
다만, 최근 수백억원대의 부당대출 여파로 금융감독원의 검사를 받고 있는 데다, 임원의 근무기강 해이 등으로 내부통제·관리 상의 허점을 노출한 점은 악재가 될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 상황에선 기업은행이 가능성이 있는 인수 후보인 것은 맞다"면서도 "다만, 여러 문제를 고려할 때 기업은행이 직접 나설 수는 없는 상황이다. 기회가 오더라도 적잖은 문제들을 해결해야 해 부담이 클 것"이라고 전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도 "현재 MG손보 인수와 관련해 검토하고 있는 것은 없다"고 했다.
한국금융지주의 경우에도 보험사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려는 전략적 목표를 세팅한 만큼 인수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생보업 라이센스를 확보하는 방안이 전략적 우선 순위인 데다, 경쟁사인 메리츠금융의 인수 과정을 직접 지켜본 만큼 섣불리 입장을 정하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많다.
기존에 보험사를 보유하고 있지 않아 구조조정 매물에 대한 정상화 노하우가 부족한 점도 한계다.
금융권의 다른 관계자는 "한국금융지주 입장에서도 라이센스를 확보하는 차원에서 MG손보 인수를 검토할 가능성은 있다"면서도 "다만, 예보의 지원 규모와 고용 및 위로금에 대한 노조의 입장 등이 현재 수준으로 유지된다면 결정을 내리기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후보로 거론되는 교보생명과 신한금융 또한 MG손보의 인수 가능성엔 선을 긋는 분위기다.
손보업 진출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을 진행 중이나, 인수 이후 대규모 자본확충이 불가피한 MG손보를 품는 것은 현 시점에서 불가능하다는 게 양사의 공통된 입장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손보업 라이센스를 확보하겠다는 게 목표라면 검토해 볼 수 있지만 신한금융은 이미 신한EZ손보를 통해 시장에 참여하고 있다"며 "손보업을 키우기 위해선 보다 우량한 매물을 인수하는 쪽이 전략에 부합한다"고 전했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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