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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자사주 취득 기권한 사외이사, 이유는 '시점 재고'

25.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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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자사주 취득 기권한 사외이사, 이유는 '시점 재고'

허은녕 이사, 취득 계획은 동의했지만 '즉시 취득'엔 이견



(서울=연합인포맥스) 유수진 기자 = 삼성전자 사외이사가 회사의 자기회사 주식(자사주) 취득 안에 기권표를 행사한 이유가 '시점 재고 필요성'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자사주 매입 계획 자체에는 동의하지만, 주주가치 제고에 좀 더 도움이 되는 때를 물색해 시행하자는 취지다. 다만 해당 안건은 나머지 이사들의 찬성으로 손쉽게 이사회 문턱을 넘었다.

14일 삼성전자[005930]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15일 열린 이사회에서 허은녕 사외이사가 1-2호 안건인 '자기주식 취득의 건'에 기권 의사를 밝혔다. 직전에 상정된 1-1호 '자기주식 취득 계획의 건'에 동의했던 것과 다른 입장을 취한 것이다.

허은녕 이사는 작년 11월 15일 이사회에서 자사주 취득 안에 기권했다.

[출처:삼성전자 이사회 의사록]





'자기주식 취득의 건'은 삼성전자가 작년 11월 18일부터 지난 2월 17일까지 3개월 동안 총 3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사들이는 내용이다. 주주가치 제고 목적이다. 취득 후 전량 소각하는 계획까지 포함됐다.

당시 삼성전자는 향후 1년간 총 10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겠다는 내용의 주주 친화 정책을 발표했다. 그중 일단 3조원 규모에 대해 취득·소각 일정을 결정한 것이다. 허 이사도 이 같은 '계획'에는 동의하지만 '즉시 시행'이라는 부분에 대한 생각이 달랐던 것으로 보인다. 좀 더 적절한 시점을 재고하자는 의견을 내고 기권했다.

다만 해당 안건은 이사회 참석자 10명 중 나머지 9명의 찬성으로 가결됐다. 삼성전자는 삼성증권 등에 위탁해 작년 11월 20일부터 지난 2월 13일까지 총 3조487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마쳤다. 보통주 5천14만4천628주, 우선주 691만2천36주 등 총 5천705만6천664주다. 그로부터 일주일 뒤인 20일 해당 물량을 전부 소각했다.

[출처:연합뉴스 자료사진]





삼성전자가 해당 이사회를 연 11월 15일은 주가가 4만9천900원으로 마감하는 등 지난 2020년 5월 이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날이었다. 회사로서는 '4만전자'가 현실화한 상황에서 주가가 반등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했다.

특히 주가 하락은 삼성그룹 오너일가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비슷한 시기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모친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이 삼성전자 주식을 담보로 일으켰던 기존 대출을 유지하기 위해 추가 담보를 제공했다.

오너일가 중에선 홍 전 관장뿐 아니라 이부진 호텔신라[008770] 사장과 이서현 삼성물산[028260] 사장도 삼성전자 주식을 담보로 대규모 대출을 일으킨 상태다. 주가 하락세가 이어지면 이들의 주식담보 대출에도 빨간불이 들어올 수 있었다.

이재용 회장과 홍라희 전 관장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후 삼성전자는 지난달 18일 이사회에 추가 3조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 안을 상정했다. 해당 안건에는 허 이사를 포함한 이사진 전원이 만장일치로 찬성했다. 이번에 취득하는 자사주도 주주가치 제고 목적이지만 일부(5천억원)는 임직원 주식 보상용으로 쓰인다. 소각 여부는 미정이다.

지난해 삼성전자 이사회에서 기권이 나온 사례는 앞선 자사주 취득 안이 유일하다.

작년 1월 31일 이사회에서는 반대표가 나오기도 했는데 '2024~2026년 주주환원 정책 승인의 건'이었다. 이 기간 매년 9조8천억원 규모의 정규 배당을 포함해 전체 잉여현금흐름(FCF)의 50%를 주주들에게 돌려주겠다는 내용이다.

이에 대해 김준성 사외이사는 고정적 배당은 유연성이 부족할 수 있다는 점을 이유로 반대 의견을 냈다.

sj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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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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