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트럼프 변동성에 美 대신 해외 시장에 베팅
(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이 역설적으로 해외 시장을 투자자들에게 더 매력적으로 만들고 있다.
21일 연합인포맥스 종목 현재가(화면번호 7219)에 따르면 아이쉐어즈 MSCI 신흥시장 상장지수펀드(ETF)(AMS:EEM)와 아이쉐어즈 MSCI EAFE ETF(AMS:EFA)는 각각 7%, 11% 이상 상승하며 미국 주식 시장을 능가했다.
나스닥 지수는 조정 국면에 접어들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도 한때 조정 범위에 진입했다. 중소형주 중심의 러셀 2000은 약세장에 근접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변동성 높은 관세 정책이 소비자 및 기업 심리에 영향을 미치면서 투자자들은 미국 증시에 의문을 갖는 모습이다.
웰스파고 투자연구소의 제레미 폴섬 전략가는 "미국 주식이 최근까지 강세를 보였지만, 단일 시장에 집중하는 것은 정치적 변화 등 국가별 리스크에 취약할 수 있다"며 "우리는 투자자들에게 선진국 및 신흥시장 주식에 대한 분산 투자를 권장한다"고 말했다.
시티그룹은 이달 초 미국 증시에 대한 투자 의견을 '비중 확대'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으며 HSBC와 BCA리서치도 미국 시장에 대한 전망을 낮췄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마이클 하넷 전략가는 "미국의 예외적 강세가 정점을 찍었다"고 평가했다.
[출처: 연합인포맥스]
독일과 중국 시장도 반등했다.
독일 DAX30 지수는 올해 15% 이상 상승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유럽 방위에 대한 입장을 불명확하게 하면서, 독일 정부는 국방 및 인프라 지출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독일 경제 회복 기대감이 커지며 유럽 증시도 동반 상승했다.
중국도 강세를 보인다. 아이쉐어즈 MSCI 중국 ETF(NAS:MCHI)는 21%, 아이쉐어즈 중국 대형주 ETF(AMS:FXI)는 22% 이상 상승했다. 중국 인공지능(AI) 딥시크(DeepSeek)의 성장과 더불어 중국 정부의 7.2% 국방예산 증액 결정이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TS롬바드의 다리오 퍼킨스 글로벌 매크로 책임자는 "3개월 전만 해도 투자자들은 트럼프 2기가 유럽과 중국에 악재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며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오히려 각국의 정책 변화를 촉진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정책 변화가 국제 무역 질서를 재편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다만,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경우 글로벌 시장 전반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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