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시간을 바꿔야 하나"…트럼프 트윗에 기업들 고민
(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윗 정치'가 원자재 트레이더들 사이에서 불만을 일으키고 있다.
26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현재 트레이딩 기업들은 "전보다 절반의 이익을 얻기 위해 일은 두 배로 더 열심히 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전해진다.
트레이더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주도' 불확실성이 투자 계획을 지연시키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소셜미디어 게시물과 일련의 행정명령들 때문에 거래가 까다로워지면서 기업들이 규정을 이해하는 데 허둥대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트레이딩 회사 CCI의 빌 리드 최고경영자(CEO)는 "규정 해석 작업에 막대한 자원을 소모하고 있다"며 "이는 기업들을 관망하게 해 투자를 저해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트레이더들은 원자재 회사들이 거래 결정을 내리기 위해 실시하는 시장 조사까지 방해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위 '본업'이 방해받으면서 거래 자체도 이전보다 소극적으로 행해지고 있다고 고백했다.
제네바 소재 에너지 트레이딩 회사 건버의 제프 웹스터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트윗 주도의 변동성은 거래를 매우 어렵게 만든다"며 "현재 거래 위험을 크게 줄여 원유 같은 특정 원자재들이 이전보다 더 좁은 범위에서 거래되고 있다"고 말했다.
네덜란드 에너지 기업 비톨의 제프 델라피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시장 조사가 방해받으면 위험 자본을 자연스럽게 분산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며 "변동성은 원자재 시장에서 더 좁은 거래 범위를 형성하게 한다"고 우려했다.
일부 유럽 트레이딩 회사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소셜미디어 활동 시간이 거래에 영향을 주는 만큼 아예 근무 시간을 조정하는 방안도 고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플랫폼 X와 트루스소셜에 자주 게시물을 올리고 있는데, 이 메시지들이 종종 이른 새벽이나 비정상적인 시간대에 전송되면서 최근 몇 주 동안 원자재 시장의 변동성을 유발했다는 설명이다.
싱가포르 원자재 기업 트라피규라의 리처드 홀텀 최고경영자(CEO)는 "제네바에서 트레이더의 근무 시간을 오후 2시에서 자정으로 조정하는 것을 '반쯤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지금의 상황을 수익을 낼 기회로 활용하려는 움직임도 포착된다. 일부 회사들은 변동성이 오히려 시장 교란 상황에서 이익을 얻을 기회가 될 수 있다며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이들은 "원자재 트레이딩 회사들은 원자재를 한 지역에서 다른 지역으로 이동시키는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며 "시장 교란으로 생기는 가격 차익 거래 기회를 활용해 적절한 포지션을 잡았을 경우 이를 통해 수익을 낼 수 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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