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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도발한 미래에셋운용…왜 '레버리지·인버스 ETF'였나

25.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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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도발한 미래에셋운용…왜 '레버리지·인버스 ETF'였나

"선두 경쟁에서 상대 삼성자산운용 급소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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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국내 자산운용업계 1, 2위를 다투는 운용사 간 상장지수펀드(ETF) 수수료 인하를 둘러싼 신경전이 계속되고 있다.

최근 미국 주식에 이어 국내 레버리지와 인버스 ETF 종목까지 보수 인하 카드를 꺼낸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행보를 두고 경쟁사의 가장 아픈 곳을 정확히 공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내부적으로 레버리지와 인버스 ETF의 수수료를 인하하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에는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과 나스닥지수 등 미국 대표 지수의 ETF 수수료를 인하했고, 한 달 만에 레버리지와 인버스 ETF를 또 겨냥했다.

현재 ETF 시장 내 2위인 미래에셋이 수수료 인하 전략을 내세우는 것은 1위인 삼성자산운용을 따라잡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많다.

최근 미래에셋의 ETF 설정액은 약 66조 원이다. 1위인 삼성이 72조 원인 점을 고려하면 격차는 6조 원가량이다.

작년 말 기준 미래에셋의 ETF 설정액은 62조 원대, 삼성은 66조 원대로 4조 원 차이를 나타냈다. 이를 고려하면 최근 미래에셋의 연이은 수수료 인하는 현재 ETF 시장 1위인 삼성을 따라잡겠다는 행보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달 미국 지수 ETF 수수료를 내리자, 삼성은 동일한 자사 ETF 상품의 보수를 즉각 인하하면서 선두 경쟁을 의식하기도 했다.

미래에셋은 다음 타깃으로 레버리지와 인버스 ETF를 선정했다. 이전 미국 주식 지수 ETF와 비교할 때 전체 시장 규모가 크지 않기에 관심이 쏠린다.

현재 국내 레버리지 ETF 시장 규모는 4조2천억 원이다. 여기서 삼성은 3조8천억 원을 차지하면서 점유율은 91%에 이른다.

약 9천억 원 규모의 인버스 ETF에서도 삼성은 91%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결국 5조 원가량인 레버리지와 인버스 ETF 시장은 미래에셋 입장에서 6조 원의 격차를 따라가기엔 규모 면에서 충분하지 않다.

특히 상품 특성상 고객 확장성도 어렵고, 기존 경쟁에서 거래 호가로 나타나는 유동성 격차를 이겨내기엔 쉽지 않다.

그런데도 삼성과의 경쟁에서 레버리지와 인버스 보수 인하는 영향력이 상당할 거라는 평가가 나온다.

점유율 면에서 공고해 삼성의 '캐시카우'에 가까운 상품이기에 이를 보수 인하로 접근할 때 경쟁사에 급소를 타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수수료 인하에 투자자가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삼성의 KODEX 레버리지와 인버스는 총보수율이 0.64%로 다른 ETF 대비 높은 편에 속한다.

아울러 미래에셋 그룹 차원에서 선두 경쟁에 나설 동기도 충분한 상황이다.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은 여러 차례 능력과 성과에 따른 경영을 강조하며 자신의 뒤를 이어나갈 후임자를 찾겠다고 언급하고 있다. 이에 미래에셋은 수수료 인하로 인한 작은 부담을 감수하고, 1위라는 큰 목표를 염두에 두고 베팅한 것으로 해석된다.

업계의 관계자는 "레버리지와 인버스 ETF는 점유율만 놓고 보면 1위 경쟁에서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미래에셋 입장에선 삼성이 보수 인하로 따라오면 자신의 캐시카우를 잃을 수 있다는 부담을 노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제공]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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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요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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