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낙폭 축소…"관세 '최악' 아닌 '차악'…탄핵이슈 더 중요"
"관세 리스크는 정점…美경기 리스크는 이제 시작"
"비미국 피해보다 미국 자체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가중"
(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산 상품에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예상보다 부과율이 높다는 충격은 있었지만, 그간 국내 증시에 관세 위험이 선반영된 만큼 코스피는 2,480선에서 선방 중이다.
증시 전문가는 관세 이슈가 '최악'이 아닌 '차악'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발표된 수준을 상한선으로 향후 협상에 따라 수치가 하향 조정될 수 있고, 반도체 또한 적용 대상에서 빠졌기 때문이다.
이수정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3일 "한국 증시 충격은 불가피하나 최악보다는 차악"이라고 평가했다.
발표된 25%의 관세율이 상한선일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이 수치가 상한선이고 협상 여하에 따라 낮춰질 수 있다"며 "20%를 예상하다가 25%를 부과받았으나, 한국보다 더 높은 관세율을 적용받는 국가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반도체는 이번 대상에서 제외됐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34%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선포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산 수입품에 이미 10%씩 두 차례에 걸쳐 총 2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 이번 상호관세를 포함해 중국은 총 54%의 관세를 물게 됐다. 대만의 경우에도 32%를 적용받는다.
관세에 민감히 반응했던 코스피도 이날 오전 중 낙폭을 줄이고 있다. 전 거래일 대비 2.58% 하락해 거래를 시작한 코스피는 오전 중 낙폭을 줄여 0.9% 내린 수준에서 거래 중이다.
메리츠증권은 이번 관세 발표 이후 미국의 경기에 대한 우려가 훨씬 큰 충격을 만들어낼 것으로 내다봤다. 관세에 따른 비미국 국가의 피해보다, 미국 자체의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부각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관세 리스크는 정점이지만 미국의 경기 리스크는 이제 시작"이라며 "관세를 부여받은 비미국의 경제 피해보다 미국 자체의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가중됐다"고 봤다.
이어 "미국의 경기침체가 없어야 위험자산 매수를 논할 수 있다"며 "한국의 경우 지수 레벨은 이미 저점 부근이기에, 이번 주 금요일 탄핵 판결 이슈가 더 중요한 트리거"라고 설명했다.
채권시장에서도 관세 부과에 따른 국내 경기 변화를 유심히 살피고 있다. 특히 4월 금융통화위원회를 2주 앞둔 상황에서 상호 관세 내용이 발표된 상황이다. 메리츠증권은 국고채 10년물 전망을 기존 2.6~3.0%로 유지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관세부과가 현실화할 경우 성장률 -0.3% 이상 위축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은의 통화완화 압력을 높인다"면서도 "이달 금통위는 현재 관세부과에 따른 충격과 협상의 여지, 국내 정치적 불안 해소를 확인해 대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당장보다는 다음 달 인하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며 "올해 2.25%까지 인하 전망을 지지하는 재료로 미국 관세가 부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연구원은 "기존 전망은 유지한다"며 "대외 관세부과에 따른 경기 충격 우려는 단기 불플래트닝을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내 정책 대응 여건을 확인해 오는 2분기 다시 스티프닝 가능성에 대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출처 : 메리츠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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