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떨어진 주식만 산다더니'…서학개미 ETF 고점서 33% 추락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서학개미(해외주식 투자 개인투자자)의 투자 상위 종목을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고점 대비 33% 이상 급락하며 투자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변동성 높은 종목에 대한 서학개미의 공격적인 투자 성향이 부메랑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미국서학개미 ETF'는 오전 9시 5분 현재 전 거래일 종가(1만4천780원) 대비 1천20원(6.90%) 급락한 1만3천76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지난해 12월 27일 장중 기록했던 고점 2만540원과 비교하면 33%나 폭락한 수준이다.
해당 ETF는 한국예탁결제원의 실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보관금액 기준)한 미국 주식 상위 25개 종목을 '서학개미 가중방식'으로 편입해 운용된다.
매월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며 서학개미의 실제 투자 선호도를 반영하는 것이 특징이다. 2023년 말 상장했으며 순자산 총액은 1천900억원 규모다.
지난해 말 2만원 선을 넘보던 주가는 올해 들어 약세로 돌아선 뒤 3월 말부터 하락세가 가팔라졌다.
지난 3월 25일 종가(1만6천840원) 이후 불과 9거래일 만인 이날 장중 저점까지 18.35%나 추가 하락했다. 4월 들어서는 3거래일 연속 급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주가 급락은 포트폴리오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종목들의 동반 부진 영향이 크다. 현재 ETF는 테슬라(21.22%), 엔비디아(18.95%) 등 기술주 비중이 40%를 넘는다.
이 외에도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6.68%), 아이온큐(4.19%) 등 서학개미가 집중 투자하는 성장주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이들 종목이 최근 미국 증시 조정 국면에서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ETF 수익률을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서학개미들은 올해 들어서도 공격적인 투자 기조를 유지했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서학개미의 월별 미국 주식 순매수 금액은 올해 1월(40억8천만 달러), 2월(29억8천만 달러), 3월(40억7천만 달러) 모두 조 단위의 매수 우위를 보였다.
하지만 이러한 고위험·고수익 추구 성향은 종종 '폭락 직전 고점 매수'라는 비판과 연결되기도 했다.
지난 3월 미국 자산운용사 아카디안의 오웬 라몬트 수석 부사장은 '오징어 게임 주식시장' 보고서를 통해 서학개미들이 재앙 직전에 관련 종목 매수를 급증시키는 경향이 있다며 이는 종종 부의 파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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