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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뤄진 WGBI 실편입…채권시장 "역대급 국고채 소화 우려"

25.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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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뤄진 WGBI 실편입…채권시장 "역대급 국고채 소화 우려"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시작 시점이 당초 올해 11월에서 내년 4월로 미뤄지면서 서울 채권시장 참가자들의 실망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초장기채 수급과 환율 변동성을 우려하면서 금리 인하 제약 가능성까지 가늠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FTSE) 러셀은 9일 한국의 WGBI 실제 편입 시점을 오는 11월에서 내년 4월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최종 편입 완료 시점은 전과 동일한 2026년 11월이다.

WGBI 지수 편입 시작 시점의 연기로 서울 채권시장은 초장기채 수급에 대한 우려가 커질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당초 시장에서는 올 하반기 외국인 패시브 투자자 유입으로 초장기 국채 수요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동안 초장기채 수요는 주로 보험사로 국한돼 유동성이 부족했으나 이를 극복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편입 시작 시점이 다소 밀리면서 초장기채 수급 개선 효과는 기대보다 더뎌질 것이란 시각이 많다.

A 증권사 채권 딜러는 "올 상반기에는 보험사를 포함한 엔드 수요로, 하반기에는 WGBI 영향으로 올해 늘어나는 국채 발행이 소화되는 구조였다"며 "이에 초장기 커브가 눌려있었는데 편입 시점이 늦어지면서 하반기 초장기채 수급은 불편해지고 커브는 좀 더 정상화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본다"고 전망했다.

올해 역대급 국채 발행이 계획됐다는 점에서 WGBI 편입 지연에 대한 우려는 더욱 가중되고 있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올해 국고채 총발행 한도를 197조6천억원으로 확정했다. 역대 최대 규모다.

B 증권사 관계자는 "기재부의 200조원에 가까운 국고채 발행 계획에 추가경정예산(추경) 이슈까지 더해졌을 때 믿고 있던 건 WGBI 편입에 따른 외국인 투자자 유입 효과였다"며 "일시적으로 초장기물 위주의 매도세가 세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실질적인 금리 하향 안정 효과가 다소 밀릴 듯하다"며 "특히 장기구간의 수혜가 기대됐던 만큼 국내 조기 대선의 향방과 재정정책 확장 전환, 3분기 2차 추경 가능성 등에 따라 원화 채권시장에서는 커브 스티프닝을 자극하는 재료로 해석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환율 부담도 주시하는 요소다.

조 연구원은 "편입 일정 지연은 달러-원 환율 하락을 제한할 수 있는 요인"이라며 "외환당국의 개입과 국민연금 환헤지 물량 강도가 약화하는 조짐 속에서 심리적인 타격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환율이 금리 인하에 부담이 되는 수준까지 치솟지 않을까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C 시중은행 채권 딜러는 "이미 환율이 전일 종가 기준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에 다다른 상황에 환율에 부정적인 소식까지 더해졌다"며 "환율이 1,500원까지 가면 금리 인하를 제약하는 요소가 될 수 있는 만큼 이를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종 편입 완료 시점은 여전히 2026년 11월로 지정됐지만 이번 연기로 이에 대한 의구심도 나오고 있다.

앞선 C 딜러는 "편입 시작 시점이 해를 넘기게 됐다. 연기가 됐다는 건 추후 시행에 대한 확정을 단정 지을 수 없다는 것"이라며 "해외 케이스를 보면 대략 2년 정도 걸렸던 터라 시작 시점이 밀리는 것만으로도 완료 시점을 장담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했다.

일각에선 이번 사태가 채권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D 증권사 채권 딜러는 "편입 지연 이유가 중요하겠지만 단지 시작 시점을 조금 늦추는 것이라면 별다른 충격 없이 넘어갈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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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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