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금리·환율 급등] "G2 충돌 이례적 시장반응…증시도 바닥 가늠 어렵다"(종합)
"중국 대응 수위 낮을 가능성 적어"
"정치적 이슈로 하단 예측하기 어려워"
(서울=연합인포맥스) 장순환 송하린 서영태 노요빈 박경은 이규선 기자 = 트럼프 상호관세가 발효되고 미국과 중국 간 관세 갈등이 재점화되면서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아직 관세 갈등이 정점을 지나지 않았다며 추가적인 변동성 강화를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상무)은 9일 연합인포맥스와의 통화에서 "지금 (시장이) 락바텀(Rock bottom, 바닥)이라고 보면 안 된다"며 "미국의 '핑'(관세 부과)이 있었으니 이제 중국의 '퐁'(보복 조치)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박 센터장은 중국의 대응 수위가 낮을 가능성은 매우 적다고 봤다. 그는 "퐁의 강도가 약하면 시장이 좋아할 수도 있지만, 그럴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되게 강도 높은 보복 관세가 중국으로부터 들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의 상호관세는 한국시간으로 이날 오후 1시부터 발효됐다.
이에 달러-원 환율은 장중 금융 위기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고 미 국채 금리는 4.5% 가까이 상승하고 있다. 달러의 전반적인 약세 속에서도 위안화 프록시 역할을 하는 원화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시장이 혼란한 시기에 미국 초장기 국채가 이처럼 흔들리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시장 혼란을 피하는 동시에 미국 국채의 대안을 찾자는 움직임이 동시에 나타났다.
김용구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중국에 재보복을 하면서 중국이 미 국채 매도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우려가 시장에 전해지면서 미국 금리가 급등하는 상황"이라며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경기 침체를 넘어 퍼펙트 스톰에 대한 우려도 자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면충돌 양상으로 이어지면 파장은 끝없이 커질 가능성이 크다"며 "미국과 중국이 서로 100% 이상 관세를 매긴다는 것은 세계 1위와 2위 경제국이 무역 측면에서 단교한다는 의미이기에 코로나 공급망 충격 이상의 충격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도 "밸류에이션 하단은 2,300이 맞지만, 관세 등 정치적인 이슈로 움직이는 영향이 더 큰 상황"이라며 "밸류에이션 지지선으로 하락세가 멈출 거라고 얘기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국가별 상호관세까지는 시장이 반영했지만, 예고된 반도체와 의약품에 대한 관세의 규모가 아직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아 다 반영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중국이 더 강하게 나오면 시장은 또 놀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웅찬 IM증권 연구원은 "현재 상황에서 증시 지지선은 잘 모르겠다"며 "미국의 금리 급등 충격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가 미리 나스닥 붕괴를 염려했었던 만큼 매수 시점도 고민하겠지만,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예상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상호관세가 부과되면서 그동안 시장을 압박했던 경기 불안과 물가 불안을 좀 더 크게 자극하고 있다"며 "지금은 어떤 펀드멘털이나 경기 변수라기보다는 트럼프 발언과 중국 발언 등 발언 하나하나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현재 코스피는 저점을 찾는 의미가 없어졌다"며 "국내 요인이 아닌 글로벌 관세로 증시가 밀리면서 벨류에이션(적정 가치)이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워낙 수출 경기 민감도가 크다"며 "외국인의 지분율 자체가 낮은 편은 아녀서 추가 매도할 여력은 남아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환율 강세 역시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고 있다.
김영환 연구원은 "달러-원 환율이 높아지고 있는 이유는 미·중 무역 갈등의 영향"이라며 "원화가 위안화랑 연동되는 경향이 있고, 한국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무역하는 나라라 미·중 무역 갈등으로 수출이 위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환율은 지금 위안화 약세가 커지고 있는데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조금 정점을 지나야 안정세를 보이지 않느냐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1,480원을 넘어서는 환율은 고점권에 근접해 있다"고 평가했다.
[김선영 제작] 일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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