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이 대만달러 급등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최근 대만달러 가치가 달러 대비 10% 급등한 가운데, 미국 내 투자자들이 대만달러를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달러-대만달러 환율은 지난 2일 4% 이상 하락한 데 이어 5일에도 5%대 하락세를 이어갔다. 달러-대만달러 환율이 하락하면 달러 대비 대만달러 가치는 오른다. 대만달러 가치는 1988년 이후 가장 큰 일일 상승폭을 기록했다.
대만이 미국과의 관세협상 과정에서 대만달러를 절상할 수 있다는 추측이 고개를 들면서 대만달러 가치가 급등(환율 하락)했다.
대만중앙은행은 5일 오후 늦게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의 통화가치 절상 요구가 없었다고 발표했지만, 대만달러는 오히려 상승폭을 더욱 확대했다.
대만달러가 글로벌 환시에서 크게 주목받는 통화는 아니지만 이번 급등에는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 정부의 무역전쟁으로 미국 달러가 장기적으로 약세를 보일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일 수 있어서다. 이번 대만달러 급등은 장기적인 '미 달러 약세' 추세의 예고편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반도체 수출과 상대적으로 저렴한 통화가치 덕분에 대만은 미국에 상당한 무역흑자를 내고 있다. 이는 대만이 상당한 미국 달러를 보유하고 있고 이를 미국 자산에 투자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외교관계협회에 따르면 대만 생명보험사들은 7천억달러(967조원) 이상의 해외채, 주로 미국 국채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대만달러 대비 미국 달러의 가치가 갑자기 하락하면 대만 투자자들의 미국 국채 투자 가치는 낮아진다.
대만달러의 일일 상승폭은 1988년 이후 가장 컸지만 환율의 절대적 수준은 2022년 수준에 되돌아간 것에 불과하다. 하지만 대만 생보사와 같은 투자자들이 지속적인 달러 약세를 점치거나 미국에 대한 신뢰를 잃는다면 보유자산을 다각화하기 시작할 수 있다.
이와 같은 대만 투자자의 행동 변화는 일본, 유럽 투자자들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모기지 금리와 같은 미국 자산 가치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그간 해외자금 유입(미국 채권 투자로 인한 금리 하락)이 미국 기업과 개인의 차입비용을 낮췄기 때문이다.
주요 외신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수출 촉진을 위해 약달러를 적극적으로 유도하든, 아니면 투자자들이 미국에 대한 신뢰 상실로 달러를 매도하든 그 대가의 대부분은 미국 대출자들이 부담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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