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銀, LCR 모두 100%↑…밸류업에 건전성-수익성 줄타기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슬기 기자 = 지난달 4대 시중은행이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을 100% 이상으로 안정적으로 유지한 가운데, 평균 예대율도 98% 수준까지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자본 활용 극대화를 목표로 한 금융지주사들의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전략이 수치로 확인된 것으로, 수익성과 자본 건전성 관리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기업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모양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4월 평균 LCR(잠정치)은 105.28%로, 모두 금융당국의 규제비율(100%)을 상회했다.
은행별 LCR은 하나은행이 4월 평균 106.38%로 가장 높았고, 이어 우리은행이 105.48%, 국민은행이 105.43%, 신한은행이 103.83%로 뒤를 이었다.
잔액 기준으론 4월 평균 LCR은 우리은행이 107.91%, 하나은행이 106.80%, 신한은행이 105.64%, 국민은행이 103.69% 순이었다.
LCR은 국채 등 고유동성자산이 30일간의 예상 순현금유출액을 얼마나 충당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은행 건전성 지표로, 갑작스러운 자금 이탈에도 은행이 스스로 버틸 수 있는 능력을 나타낸다.
코로나19 시기 한시적으로 완화(97.5%)됐던 LCR 규제 비율이 올해부터 다시 100%로 환원됐다.
대출 확대를 통한 이자수익을 창출 의지를 보여주는 지표인 4대 시중은행의 예대율은 평균 98%에 달했다.
은행들은 규제 상한인 100%를 넘기지 않는 선에서 자산운용 효율을 최대화해야 하므로 예대율이 100%에 가까울수록 은행이 보유한 예금을 보다 적극적으로 대출 자산으로 운용하고 있다는 의미다.
신한은행은 월평균 예대율을 96.19%로 비교적 보수적인 수준을 유지한 반면, 국민은행(98.78%), 하나은행(98.74%), 우리은행(98.32%)은 모두 99%에 근접한 수치를 기록했다.
잔액기준으론 규제비율(100%)에 육박하는 곳도 많았다.
잔액기준으로 국민은행의 예대율은 99.27%로 가장 높았고, 우리은행이 99.21%, 하나은행이 99.18%, 신한은행이 96.22%로 나타났다.
시중은행 모두 LCR 규제비율을 모두 안정적으로 상회하면서도 예대율은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조정되고 있는 것이다.
즉, 금융당국의 규제 기준을 충분히 상회해 유동성 리스크는 방어하되 운용 가능 자산을 보다 적극적으로 수익성 있는 자산으로 돌리는 전략으로, 자산 활용의 효율성을 극대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수익성 극대화와 유동성 안정화의 균형 전략은, 금융지주들이 추진하는 밸류업 기조와 맞닿아 있다.
최근 금융지주들은 밸류업 일환으로 주주환원 규모를 늘리고 있다는 점에서 ROE(자기자본이익률)가 COE(자본비용)를 상회해야 한다는 기조를 강하게 내세우고 있으며, 위험가중자산 대비 수익률(RORWA) 등 내부 수익성 지표 관리도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금융당국은 예대율 상한을 엄격하게 관리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이미 99% 수준에 도달한 일부 은행은 향후 대출 확대 속도 조절이 불가피할 수 있다.
특히 금리 인하 흐름이나 시장 변동성이 커질 경우, 유동성과 대출자산 구조 간 균형을 재조정해야 할 가능성도 있다.
기준금리 인하가 본격화되고, 정기예금이 빠르게 빠질 경우 은행권은 예대율 관리에 추가적인 유동성 부담을 떠안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단순히 자본을 쌓는 것이 중요한 시대를 지나 쌓아둔 자본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극대화해 운용하는 지 여부가 최근 금융권의 최대 고민이자 숙제"라며 "그런 점에서 LCR과 예대율 모두 당국의 규제 비율을 문제 없이 달성하면서도 수익 극대화를 달성하기 위한 최대치의 활용도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예대율 규제의 경우 예수금 확보를 통해 비율이 좋아질 수 있고 가계대출이나 기업대출 증가 추이는 예년대비 점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정기예금 승인 금리를 상향하는 등 수신 확보를 통해 예대율 관리를 진행하는 등 금리네고 수준을 조절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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