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불붙은 브라질 국채 투자 열기…"인상 사이클 종료 임박"
연 14%대 고금리·비과세에 뭉칫돈…올 1~4월 2천300만 달러 순매수 '쑥'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연 14%를 넘나드는 파격적인 수익률과 비과세 혜택. '삼바 채권'으로 불리는 브라질 국채가 다시금 국내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브라질 중앙은행(BCB)의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분석이 투자 매력을 더하고 있지만, 과거 환율 변동성으로 인한 쓰라린 손실 경험과 불안정한 재정 상황 등으로 신중론도 나온다.
◇'고수익·비과세' 매력에 투자 열기 '후끈'…금리 인하 기대감도 '솔솔'
9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SEIBro·세이브로) 데이터에 따르면 최근 한국 투자자들의 브라질 국채 매수세가 늘어나고 있다.
2022년 2천902만 달러의 순매도에서 2023년 807만 달러 순매수로 전환한 투자자들은 지난해 5천536만 달러어치를 순매수하며 규모를 크게 늘렸다.
특히 올해 들어서는 1월에만 전년 동기 대비 3배 이상 늘어난 876만 달러를 순매수했으며, 1월부터 4월까지 총 328억 원(약 2천300만달러) 규모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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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투자 열풍의 배경에는 단연 높은 수익률이 자리한다.
10년 만기 브라질 국채 금리는 연 14%를 넘나드는 수준이다.
여기에 1991년 체결된 한-브라질 조세협약에 따라 이자소득과 매매차익 모두에 세금이 부과되지 않는다는 점은 국내 저금리 상황에서 강력한 유인책이다. BCB의 향후 금리 인하 가능성이 점쳐질 경우, 채권 가격 상승으로 인한 자본 차익까지 노릴 수 있다는 기대감도 투자 심리를 자극한다.
◇증권가 "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 임박"…국채 금리 하락에 무게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브라질의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 사실상 종료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데 대체로 의견을 같이했다. BCB는 지난 5월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14.75%로 50bp 인상, 이전 세 차례 연속 100bp 인상에서 속도를 조절했다.
지백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BCB가 성명서를 통해 긴축 사이클 후반부 돌입을 확인시켰다"며 "다음 회의에서 25bp 추가 인상 후 동결 전환, 최종 기준금리 15%를 예상한다"고 밝혔다.
전병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상 사이클은 마무리 국면이며, 이제 중요한 변수는 금리 인하 시작 시점과 폭"이라고 봤다.
그는 "2026년 3월부터 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금리 인하 기대가 선반영되며 시장금리는 점진적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합인포맥스
◇환율 변동성·재정 불안은 여전한 숙제
이처럼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와 국채 금리 하락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브라질 국채 투자의 고질적인 위험 요인은 여전히 투자자들이 넘어야 할 산이다.
가장 큰 위험은 헤알화 환율의 변동성이다.
과거에도 브라질 국채 투자 붐이 일었지만, 2010년 1헤알당 674원에 달했던 헤알-원 환율은 2020년 209원까지 곤두박질치며 10년 만에 69%의 통화가치 하락을 경험했다. 10%가 넘는 높은 이자에도 환율 하락으로 인해 손실을 봤다는 투자자들이 속출했다.
브라질의 경제 펀더멘털에 대한 우려도 상존한다. 올해 예상 인플레이션율은 5.5%로 여전히 목표치(3%)를 크게 웃돌고, GDP 대비 공공부채 비율은 작년 말 기준 70%대 후반(약 78.6%)에 달하며 내년에는 80%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가 신용등급 역시 S&P 기준 'BB'로 투기 등급에 해당해 채무불이행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지백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중장기 시야에서 풍부한 금리인하 여력 기반 브라질 국채 강세는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하면서도 "최근 불거진 원화 강세 압력에 주목해야겠다. 트럼프 정부가 무역협상 카드로 상대국 통화 절상을 압박할 것이라는 가능성이 점쳐지며 아시아 통화 강세 폭이 확대되고 있다"며 환리스크를 언급했다.
ks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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