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 20% 오를 때 나홀로 50% 질주'…미래에셋證 주가 상승 배경은
미래에셋증권 실적 발표 후 목표주가 일제히 상향…캐피탈도 지분 확대
해외 투자 손실 인식 탈출…20년간 공들인 연금·해외법인 실적 빛났다
(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기자 = 증권주가 연일 상승하며 투심을 끌어당기고 있다. 관세 무풍지대, 금리 인하, 정책적 뒷받침 등 국내 증권업 성장을 위한 국내외 경제 상황과 정책이 맞아떨어진 덕분이다.
이 중 단연 눈에 띄는 건 미래에셋증권이다. 경쟁사 주가가 20% 오를 때, 미래에셋증권의 주가는 50% 이상 튀어올랐다.
◇타사 압도한 주가 상승률…'평가손' 걸림돌 치워 편안한 선택지 됐다
9일 연합인포맥스 신주식종합(화면번호 3536)에 따르면 연초 이후 KRX 증권 지수는 23.26% 상승했다. 같은기간 코스피의 수익률(7.50%)을 세 배 이상 웃도는 수준이다.
지수를 끌어올린 건 미래에셋증권으로, 주가는 연초 이후 51.56% 올랐다. 시총 4조원 이상의 대형사인 NH투자증권(9.89%), 한국금융지주(17.11%), 삼성증권(20.69%)을 압도하는 상승률이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미래에셋증권 직원들은 자사주 매입 선을 8천원으로 봤다. 이런 나름의 기준이 생긴 건, 그만큼 그간의 주가 움직임이 지지부진했기 때문이다. 금리 인상이 주식 시장을 틀어쥐기 시작한 2022년 하반기부터 주가는 하향 조정돼 지난해에는 밸류업 열풍에도 7천원 중반대까지 레인지를 올리는 데 그쳤다.
상황이 반전된 건 올해다. 관세 이슈에 증권업종이 안전지대로 여겨지기 시작하면서, 투자자들은 증권업종을 포트폴리오에 편히 담을 주식으로 보기 시작했다. 여기에 불을 붙인 건 실적이다.
지난 2월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연간 실적을 발표했고, IR을 통해 턴어라운드의 준비를 마쳤다는 메시지를 알렸다.
우선 그간 실적의 발목을 잡았던 해외 부동산 투자 건에 대한 손실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지난 몇 년간의 고금리 상황에서, 회사의 선제적 투자가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을 공유한 투자자들은 미래에셋증권에 선뜻 손을 내밀지 못했다.
올해 1분기 미래에셋증권은 1천억원 수준에서 해외 부동산 손실을 마무리 지었다. 여기에 인공지능(AI) 등 해외 기업에 대한 지분 평가이익으로 1천900억원가량이 인식됐다. 도합 900억원의 평가익이다. 그간 저평가 인식을 만들어 낸 걸림돌은 치워졌다.
이러한 투자자의 인식 전환은 올해 1분기 실적을 리뷰한 증권사의 리포트에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실적에 대한 리뷰 리포트를 내놓은 5개 증권사는 일제히 미래에셋증권의 목표 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정민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래에셋증권의 실적은 해외 부동산, 비상장 지분 투자 등 9.8조원 규모의 투자목적 자산에서 발생하는 평가 손익 여부가 중요하다"며 "회사는 과거 2년 동안 실적 부담으로 작용했던 상업용 부동산 관련 손실은 축소되고, 혁신 기업 지분 투자 건에서는 추가 평가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고 짚었다.
◇20년간 쏟아부은 연금·WM·해외사업…분기 최대 실적 달성
투자 건에 대한 그간의 부담이 덜어진 동시에, 미래에셋증권은 회사가 추구하는 미래 방향성을 보여줄 사업 부문에서 분기 최대 실적을 보여줬다.
미래에셋증권은 지금으로부터 20년 전부터 연금과 자산관리를 금융의 미래로 보고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지난 2005년 증권사 중 처음으로 퇴직연금 전담 부서를 신설했으며, 인력 규모를 업계 최대 수준으로 유지해왔다. 당시에는 미래에셋증권의 새로운 도전이었던 '모델 포트폴리오'도 이제는 연금 투자의 기본으로 자리 잡았다. 연금 1위는 현재 진행형이다. 미래에셋증권의 연금 자산은 올해 1분기에도 전 분기 대비 4% 증가했으며, 한 분기 동안 적립금만 1조3천억원이 늘었다. 업계 1위다.
미래에셋증권의 올해 1분기 WM부문 수수료 수익은 784억원으로,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규모의 경제를 달성한 가운데 수익을 챙길 비보장 실적 배당형으로의 고객 유입도 늘어나고 있다.
마찬가지로 20여년간 투자를 단행해 온 해외법인의 실적도 눈부시다. 올해 1분기 해외법인의 세전이익은 1천196억원으로, 한 분기 만에 지난해 하반기 수익을 벌어들였다. 선진국에서의 PI 투자, 플로우 비즈니스가 자리를 잡은 모습이다.
한편, 미래에셋그룹은 증권의 주가 상승 추세가 이제 초입이라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모회사인 미래에셋캐피탈은 지난달 말 미래에셋증권의 주식 1천억원어치를 매입하겠다고 공시했다. 현재 주가가 저평가 단계이기에, 현 상황에서 안정적인 지배력을 확보해나가겠다는 게 매입 이유다.
[출처 : 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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