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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왜] 떠나는 머스크…브로맨스는 여기까지?

25.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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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왜] 떠나는 머스크…브로맨스는 여기까지?



[https://youtu.be/MYsDHYVvGhk]



(서울=연합인포맥스) 서영태 기자 = 이제 막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100일을 넘겼는데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공무원 생활이 끝나는 듯합니다. 머스크는 그간 '특별 공무원' 신분으로 일했는데, 130일로 정해진 특별공무원 활동 시한이 5월 말로 끝나는 상황입니다.

"이성애자 남성이 가장 사랑할 수 있는 만큼 트럼프를 사랑한다"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고백한 머스크가 벌써 트럼프를 떠나는 모양인데요. 지난해 대선에서 트럼프 당선을 위해 최소 1억3천200만 달러(약 1천856억 원)를 썼던 머스크는 트럼프 2기 정부효율부를 이끌며 최고 실세로 꼽혀왔죠.

머스크는 연방정부에 전기톱을 휘둘러왔습니다. 지난 2월 한 보수단체 행사에서 아르헨티나의 트럼프로 불리는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이 선물한 전기톱을 휘두르며 "관료주의를 위한 전기톱"이라고 퍼포먼스를 했죠. 비효율적인 미국 연방정부를 싹둑싹둑 잘라버리겠다는 표현이었습니다.

트럼프가 임기 첫날에 만든 정부효율부는 연방정부 효율성과 생산성을 극대화할 목적으로 만들어졌는데요. 구성원은 주로 머스크와 일하고 있거나 일했던 경험이 있는 실리콘밸리 출신 인물들로 채워졌습니다. 이들의 진단을 토대로 대폭적인 연방정부 조직 폐지와 축소, 대규모 정리해고가 단행됐죠.

머스크는 연방정부 지출 삭감액이 1천600억 달러(약 229조 원)라고 치적을 자랑했는데요. 당초 목표였던 2조 달러에는 크게 못 미치는 결과입니다. 그래도 지금까지 26만 명이 넘는 연방 공무원이 해고됐거나, 조기 은퇴를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트럼프 행정부서 입지 불안해진 머스크

머스크는 정부 부처 축소를 진두지휘하는 과정에서 부처 수장들과 갈등을 빚어왔는데요. 이 때문에 행정부에서 입지가 좁아졌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과의 불화는 유명한 이야기죠. 애초에 머스크는 재무장관 후보로 다른 인물로 밀었기 때문에 베선트와 사이가 좋을 수가 없긴 합니다. 한데 트럼프가 국세청장 인사에서 머스크 추천 인물이 아닌 베선트 사람을 낙점하면서 둘 사이의 갈등이 폭발했죠. 둘이 백악관 내에서 욕설과 고성을 내지르며 싸우기도 했습니다.

아무튼 베선트는 머스크를 밀어내고 백악관 실세로 자리 잡았는데요. 경제정책과 통상정책을 장악해 트럼프의 확고한 신임을 얻었고요. 금융인 출신답게 금융시장을 직접 관리하는 데 이어 무역 협상까지 챙기고 있습니다.

머스크는 베선트 외에도 루비오 국무장관이나 더피 교통장관 등과도 마찰을 빚어왔습니다. 어느 부처 장관이 자기 부처를 축소하려는 정부효율부를 좋아하겠습니까.

야당인 민주당도 머스크를 거세게 압박해왔는데요. 민주당 상원의원들은 머스크가 백악관에서의 지위를 이용해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의 해외 민간 계약을 유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트럼프에게 서한을 보내 스타링크가 기존 진입에 어려움을 겪던 해외 시장에서 갑작스러운 진전을 이뤘다고 지적하면서요, 해당 사안을 조사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 테슬라에서도 CEO 입지 '흔들'

테슬라 이사회도 머스크를 압박한다는 보도가 나왔죠. 머스크가 신경을 못 쓴 탓인지 테슬라의 올해 1분기 매출과 순이익은 1년 전보다 각각 9%, 71% 감소했습니다. 지난 4월에도 테슬라 판매량이 유럽 여러 국가에서 절반 이상 급감했는데요. 스웨덴, 덴마크, 노르웨이, 프랑스, 네덜란드 등에서입니다. 이들 국가는 테슬라 글로벌 판매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아요. 하지만 4월 실적을 가장 먼저 공개한 나라들이기에 일종의 선행지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시장에선 머스크가 유럽정치에서 대안우파 세력을 지지한 영향 등으로 테슬라 브랜드 이미지가 타격을 입었다고 평가합니다.

머스크에 대한 대중의 반감이 테슬라 매장 테러로 이어지는 등 긴장감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테슬라 이사회가 머스크 CEO 후임을 물색한다는 월스트리트저널 보도도 있었는데요.

많은 전문가는 테슬라 시가총액에서 4분의 3이 자율주행과 로봇에서 나오는데, 머스크가 경영자로서 이 분야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 트럼프 수혜기업으로 떠오른 스페이스X

특별공무원 생활을 하면서 머스크가 본업 등에서 손해만 보진 않은 듯합니다.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내년 예산안의 가장 큰 수혜기업으로 떠올랐기 때문이죠. 트럼프는 머스크 요구사항을 미국 나사와 국방부에 충실히 반영하며 연방정부의 우주 관련 예산을 스페이스X에 유리하게 재편한 것으로 보입니다.

다른 부처 예산은 크게 삭감했는데, 머스크 사업에 도움이 될 예산은 늘어난 상황입니다. 스페이스X는 미사일 방어 시스템과 우주 탐사와 관련해 정부 사업을 진행할 가능성이 있는데요.

특히 국방 분야는 머스크가 새롭게 진출하는 시장입니다. 트럼프는 중국, 러시아, 북한 등에서 미국으로 발사하는 미사일을 탐지하고 요격하는 '골든 돔' 방어 체계를 제안했는데요. 이 시스템은 로켓 발사업체 스페이스X가 참여할 가능성이 높은 분야로 꼽힙니다.

트럼프 임기 초반 머스크의 활동이 언론의 주목을 참 많이 받았죠. 행정부 내에서나 테슬라에서 입지가 불안해진 탓에 이제는 트럼프를 떠나려는 모습입니다. 하지만 머스크가 추진하려는 우주·국방 사업이나 트럼프와의 끈끈한 관계를 고려하면 언제든 다시 트럼프 옆으로 돌아올 수도 있겠습니다.

yts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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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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