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러미 시겔·슈워츠가 말하는 배당 투자…"성장도 중요"
시겔 "단순 고배당 아닌 성장·재무 봐야…펀더멘털 가중이 우수"
슈워츠 "DGRW, 퀄리티 기반 종목 선정 후 '배당 스트림' 가중…기술주도 편입"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단순히 배당수익률이 높은 기업보다, 탄탄한 펀더멘털을 바탕으로 미래에 배당을 꾸준히 늘려갈 수 있는 '퀄리티 성장 기업'을 찾아야 합니다."
'배당 투자의 대가'로 통하는 제러미 시겔 와튼 스쿨 명예교수의 투자 철학이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 본격적으로 소개됐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이 13일 글로벌 ETF 운용사 위즈덤트리와 함께 선보인 'ACE 미국배당퀄리티 ETF' 시리즈는 바로 이 '퀄리티 배당 성장' 전략에 기반한다.
◇시겔의 조언…배당의 질과 성장을 보라
시겔 교수는 이날 열린 'ACE 미국배당퀄리티 투자 세미나' 영상 메시지를 통해 자신의 오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투자 원칙을 제시했다.
그는 닷컴 버블 당시 고평가된 기술주의 위험성을 경고했던 경험을 언급하며 시장의 인기도에 따라 비중이 결정되는 시가총액 가중 방식의 한계를 지적했다.
대신 "배당이나 이익 같은 기업의 근본적인 가치(펀더멘털)를 기준으로 포트폴리오 가중치를 두는 방식이 장기적으로 더 우월한 위험 대비 수익률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배당'은 기업의 실제 이익 창출 능력을 보여주는 가장 확실한 지표라고 역설하며 회계적으로 조정 가능한 이익과 달리 현금 배당은 속일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겔 교수는 모든 배당주가 좋은 투자 대상은 아니라고 경고했다.
그는 "어떤 고배당주는 단순히 주가가 하락했기 때문에 배당률이 높아 보이는 것일 뿐"이라며 "기업의 성장과 우수한 재무 상태, 밝은 수익 전망을 바탕으로 배당을 늘려가는 기업, 즉 퀄리티와 성장성을 겸비한 기업을 선별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DGRW, 시겔 철학을 ETF로…슈워츠 CIO의 구현
제러미 슈워츠 위즈덤트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DGRW 지수가 어떻게 시겔 교수의 철학을 정교하게 구현하는지 상세히 설명했다.
슈워츠 CIO는 위즈덤트리의 접근법을 "시장의 비효율성에 주목해 펀더멘털 기반 가중치 조정과 퀄리티 요인 기반의 종목 선정을 결합하여 시장 대비 초과 수익을 추구하는 전략"이라고 소개했다.
DGRW의 종목 선정 및 가중치 부여 과정은 여러 단계를 거친다. 먼저 배당 지급 기업 중 이익으로 배당을 감당하지 못하거나 가치 함정(Value Trap) 위험이 있는 기업을 제외한다.
이후 남은 기업들을 대상으로 미래 이익 성장성과 재무 건전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슈워츠 CIO는 "향후 3~5년 예상 EPS 성장률(50% 가중치), ROE(자기자본이익률, 25%), ROA(총자산이익률, 25%) 등을 종합 평가하여 상위 300개 '퀄리티 성장' 기업을 최종 선정한다"고 밝혔다. 과도한 레버리지 효과를 배제하기 위해 ROE와 ROA를 함께 고려하는 점이 특징이다.
선정된 300개 종목의 투자 비중은 시가총액이 아닌, 각 기업이 연간 지급하는 총 현금 배당금의 규모, 즉 '배당 스트림'에 따라 결정된다.
그는 "이는 배당 기여도가 높은 기업에 비중을 두면서도 주가 급등으로 고평가된 종목의 비중은 연 1회 리밸런싱 시 자연스럽게 조절하는 효과를 가진다"고 설명했다.
또한 분기별 특별 편입 제도를 통해, 배당을 새로 시작하는 우량 기업(예: 알파벳, 메타)을 기존 배당 이력과 관계없이 빠르게 포트폴리오에 포함시키는 유연성도 갖췄다. 이는 10년 또는 20년 이상의 배당 지급 이력을 요구하는 전통적인 배당 지수들과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슈워츠 CIO는 "이러한 전략 덕분에 DGRW는 기술주 등 성장성이 높은 기업들을 적절히 편입하면서도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 DGRW가 SCHD 대비 최근 5년간 18%p 이상 높은 총수익률과 낮은 변동성을 기록했다고 데이터를 제시하며 전략의 효과를 입증했다.
'퀄리티 배당 성장' 전략은 이처럼 기업의 본질적인 수익 창출 능력과 미래 성장 잠재력을 종합적으로 분석하며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배당 수입과 자본 차익을 동시에 추구하는 진화된 투자 방식으로 평가받는다.
연합인포맥스 촬영
ks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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