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금리 웃돈 보험사 운용이익률…조달비용 역마진은 엇갈려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수용 기자 = 금리 하락기 보험사들이 시장금리보다 높은 운용자산이익률을 나타내면서 수익을 냈다.
다만 자금 조달에 사용되는 비용보다 낮은 운용이익률을 보인 곳도 있어 회사별 수익 차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22일 보험업권에 따르면 1분기 실적발표 기업설명회(IR)을 진행한 보험사 중 메리츠화재의 운용자산이익률은 4.1%로 나타났다.
이 외 삼성생명도 4% 수준의 운용자산이익률을 보였고, 동양생명 3.92%, 한화생명 3.05%, 미래에셋생명 2.9% 등의 이익률을 기록했다.
국고 10년물 금리가 작년 말 2.855%에서 올해 1분기 말 2.771%로 우하향세를 그리는 과정에서 보험사들은 자산 다변화를 통해 이보다 높은 수익률을 거뒀다.
삼성생명은 운용자산이익률 상승에 대해 "불확실한 대내외 경제 상황에도 불구하고 자산 다변화를 통해 투자 손익 확대도 성과를 이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보험사는 포트폴리오 중 채권 비중이 높은 만큼 금리 하락에 따라 기 보유 채권의 고금리 이자에 더해 평가이익까지 더해지면서 수익률을 높일 수 있었다.
운용자산이익률 호조에 따라 부담 이율 대비 스프레드도 점차 벌어졌다.
메리츠화재의 1분기 부담 이율은 3.09%로 운용자산이익률과의 스프레드는 1.01%포인트(p)에 달했다.
전년 동기 운용이익률 대비 부담 이율 차가 0.81%p였던 점을 고려하면 이익 기반이 개선된 셈이다.
삼성생명의 스프레드는 0.77%p로 전년 동기 0.22%p 대비 확대됐고, 동양생명도 작년 운용이율과 부담 이율의 스프레드가 작년 1분기 0.08%p에서 올해 1분기 0.37%p로 확대됐다.
부담 이율은 보험부채에 적용되는 이자율로, 보험사 입장에선 미래 보험금 지급을 위해 확보해야 하는 적정 이자율이다.
보험사는 상품을 팔아 보험료를 받고 이를 자산운용에 활용해 수익을 내기 때문에 부담 이율은 보험사의 조달 비용률로 해석된다.
보험사의 운용이익 스프레드가 벌어진 것은 최근 금리가 하락한 데에 있다.
시장금리 하락에 따라 보험사들은 공시이율을 낮췄고 그에 따라 부담 이율이 낮아졌다.
다만, 작년 양(+)의 스프레드를 유지했던 한화생명은 올해 1분기 부담 이율이 3.29%로 낮아졌음에도 3%대 이익률에 따라 마이너스(-) 0.24%p의 스프레드를 기록했고, 미래에셋생명의 평균 부담 이율은 3.08%로 운용자산이익률보다 0.18%p 높았다.
운용이익이 부담 이율보다 낮다는 말은 역마진이 발생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올해 1분기 미국의 글로벌 관세 부과 정책에 따라 변동성이 컸던 만큼 자산 운용 과정에서 보수적인 운용을 한 셈이기도 하다.
한화생명은 부담 이율 대비 운용자산이익률이 낮아진 데 대해 "미 관세 정책 등 불확실성에 따른 시장 변동성으로 일시적인 영향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보험업권 관계자는 "채권 수익 외에도 주식 및 수익증권, 대체투자 등으로 수익을 끌어올리는데 1분기는 불확실성이 컸던 만큼 회사별 이익 편차가 컸을 것"이라며 "지급여력비율(킥스·K-ICS) 유지를 위해 자산과 부채 만기를 맞추는 과정이 있었다면 운용 이익이 높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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