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환율 보고서] 앞으로 '환율 협상' 주목할 만한 대목은

25.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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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환율 보고서] 앞으로 '환율 협상' 주목할 만한 대목은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미국과의 환율 협상이 진행중인 가운데 미 재무부가 반기 환율보고서에서 한국을 '관찰대상국'으로 유지하면서 새롭게 언급한 대목이 눈길을 끈다.

6일 미국 재무부 환율보고서에 따르면 미 재무부는 지난해 큰 폭으로 절하 압력을 받은 원화에 대해 외환당국이 과도한 변동성에 초점을 맞춰 개입을 했다는 점과 국민연금 해외자산이 늘어난 부분을 주로 언급했다.

아울러 미 재무부는 향후 자본유출입 조치나 연기금, 국부펀드를 활용한 환율 조정에 주목하겠다고 언급해 관련 논의가 이어질 가능성을 열어둘 만하다.



◇미 재무부 '앞으로 개입 외 자본유출입·연기금도 볼 것'

앞으로 주목할 부분은 미 재무부가 환율과 관련해 따져보는 조건이 더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이다.

미 재무부는 이날 보고서에서 "교역상대국의 통화정책이나 관행에 대한 분석을 강화할 것"이라며 중앙은행이 무질서한 시장 여건과 국내 통화절상 압력이 있을 때 과도한 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해 개입하는 상황에서 시장 역학에 대한 심층적인 분석이 포함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아울러 "외환개입 외에도 미국 주요 교역 상대국이 환율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다른 잠재적 수단"을 꼬집었다.

미 재무부는 "경쟁 목적으로 환율을 조정하기 위해 자본 유출입 조치나 거시건전성 조치를 부적절하게 사용하거나, 중앙은행 외의 정부 투자 기구(연기금이나 국부펀드)가 환율을 조정하는 부적절한 행위가 포함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향후 이어질 환율 협상에서 외환당국의 자본유출입 조치와 국민연금 등의 해외 투자에 따른 원화 절하 가능성을 언급할 수 있다.

미 재무부가 이례적으로 국민연금에 대한 언급을 늘린 데다 앞으로 연기금을 활용한 환율 조정에 대해서도 분석하겠다고 밝힌 만큼 관련 연기금 헤지 비율 등의 내용이 협상에서 도마에 오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국 투자자들의 해외투자 규모가 증가하면서 자본유출이 늘어나 원화 절하압력을 주는 부분도 주목할 만하다.



◇韓 시장개입은 양방향…국민연금 해외자산 언급 늘려

한국 외환당국의 시장 개입에 대한 지적은 강하지 않았다.

비상 계엄 사태 등에 따른 달러-원 환율 급등으로 외환당국이 오히려 환율 변동성을 줄여야 했던 상황이라는 점도 인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환율보고서에서 한국 외환당국의 시장 개입에 대해 "양방향(two-sided·매수와 매도)으로 나타났으며 최근에는 지난해 4월과 12월처럼 원화 절하 압력 속 과도한 변동성에 초점을 맞췄다"고 평가했다.

다만, 국민연금(NPS)의 해외자산 증가와 통화 스와프 계약에 대해 좀 더 비중 있게 언급했다.

NPS가 보유한 총 해외자산은 작년 말까지 4분기 동안 4천130억달러에서 4천700억달러로 460억달러 증가했으며, 주로 글로벌 주식 포트폴리오의 견조한 수익률과 글로벌 주식 및 대체 자산에 대한 배분 비율이 꾸준히 증가한 것에 기인한 것이라는 점을 명시했다.

또 재무부는 국민연금이 지난해 9월 월별 선물환 매입 한도를 10억달러에서 30억달러로 3배 늘렸고, 같은 해 12월에는 한국은행과 통화스와프 약정 규모를 500억달러에서 650억달러로 확대했다며 해외투자를 위해 국민연금이 한은 외환보유액을 차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달러-원, 2개월간 100원 넘게 급락…고환율은 정상화

우리나라와 미 재무부의 환율 협상은 계속 진행중이다. 외환당국과 미 재무부는 지난 5월 5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첫 환율협상을 했다.

환율 협상이 이어지는 과정에서 1,400원대 고환율은 어느 정도 정상화된 상태다.

연합인포맥스 일별 거래 종합(화면번호 2150)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지난 4월9일 한때 1,487.60원까지 급등한 후 전일 장중 저점 1,355.70원까지 2개월여 만에 131.90원 급락했다.

따라서 환율 수준에 대한 협상 필요성은 다소 약해졌다. 그럼에도 일부 원화 강세 기대는 남아있다.

ING의 크리스 터너 글로벌 시장 헤드는 5일(현지시간) 보고서에서 "한국은 현재 미국 재무부와 무역 협상에 임하고 있으며, 시장의 힘이 그런 방향을 강요할 경우 한국 당국은 원화 강세를 허용하라는 요구를 받을 것이라는 추측이 계속될 것"이라면서 달러-원 환율이 1,350원 선을 밑돌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입장에서 과도한 달러 약세 흐름에 대해서는 경계할 가능성도 있다.

달러 약세 일변도의 흐름이 지속되면 셀USA가 이어지면서 미 국채금리 급등세가 이어질 여지도 있기 때문이다.

한 외환시장 관계자는 "환율 보고서에서 앞으로 미 재무부가 연기금이나 국부펀드를 활용한 환율 조정에 대해서 보겠다고 한 점은 주목할 만한 부분"이라며 "하지만 미국도 미 국채 매도에 따른 국채 금리 움직임에는 민감해서 무조건 글로벌 달러 약세만 바라는 것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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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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