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바이 코리아] 채권·외환만 묻던 과거…지금은 "한국주식 문의폭주"
상법·추경 기대에 바빠진 외국계…외국계, 韓 투자의견 업그레이드 중
(서울=연합인포맥스) 서영태 기자 = 상법 개정안과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한국 증시를 담당하는 외국계 하우스와 외국인 투자자가 바쁘게 움직이는 분위기다.
A 외국계 금융기관 관계자는 9일 연합인포맥스와의 통화에서 "한국 주식에 대한 문의가 너무 많아 힘들 정도"라며 "평소 채권이나 외환에 대한 질문이 80% 이상이었는데, 대통령 선거 결과 이후에 한국 주식 관련 미팅이나 콜이 하루 7~8개씩 잡히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지난 1~2년간 이토록 한국 주식에 대한 문의가 많았던 적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투자자는 외국계 금융기관 한국지사에 상법 개정안에 관해 문의 중이다.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지배구조 개선에 관심이 많다는 이야기다. 또한 외국인은 새 정부가 준비 중인 추가경정예산을 긍정적인 경기부양책으로 평가하고 있다.
글로벌 시각에서 보면 한국 시장은 미국과 유럽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연초 미국 증시가 불안정한 모습을 보여 유럽으로 향했던 글로벌 자금이 새로운 투자처를 찾는 타이밍에 밸류에이션도 낮고 정책 모멘텀도 갖춘 한국이 급부상했다는 설명이다.
A 기관 관계자는 "아직은 관세 쇼크 등에 한국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면서도 "자산운용사나 투자은행이 한국에 대한 투자의견을 업그레이드하는 움직임이 관찰된다"고 전했다.
또다른 B 외국계 금융기관 관계자는 "한국의 주요 주가지수인 코스피가 중요한 저점보다 20% 이상 상승하며 강세장에 진입했다"며 지수가 더 높아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 관계자는 "새롭게 선출된 이재명 대통령이 경제성장을 추동하는 개혁을 단행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외국인 등 투자자가 한국 주식의 상대적인 저평가에 편안함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C 외국계 기관 관계자는 한국 주식과 원화에 중립적인 스탠스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한국을 둘러싼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무역 이슈가 더 명확해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도 "한국 증시 밸류에이션은 부담스럽지 않다"며 "정책 지원과 기업 지배구조 개혁으로 혜택을 볼 기업에 선별적으로 투자할 기회를 엿보고 있다"고 했다.
지난달 27일 골드만삭스는 '상승기는 지금(Time for upside is now)'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한국 주식 '매수' 의견을 내기도 했다.
골드만은 한국 증시 밸류에이션이 매력적인 수준이고, 외국인 지분율도 낮아 추가적인 하락 가능성이 작다는 논리를 펼쳤다. 원화 강세도 한국 증시에는 호재로 분석됐다.
또한 골드만은 최근 한국 기업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고자 움직이고 있다고 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사, LG화학 교환사채 발행, 한화에어로스페이스·삼성SDI 유상증자 등이 디스카운트 해소 목적의 행동이라는 게 골드만의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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