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마켓 매료된 크릿벤처스, 카카오벤처스서 구주 인수
프로젝트 펀드 결성해 투자, 45억 베팅
(서울=연합인포맥스) 양용비 기자 = 크릿벤처스가 지역 생활 기반 플랫폼 당근마켓의 구주 투자를 단행했다. 실적이 안정적으로 성장하는 중이고, 해외에서도 영향력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10일 벤처캐피탈(VC)업계에 따르면 크릿벤처스는 최근 카카오벤처스가 보유한 당근마켓 주식을 매입했다. 투자 규모는 약 45억 원이다. 지난달 중순 프로젝트 펀드인 '크릿 글로벌 스케일업 투자조합'을 결성해 재원으로 활용했다.
크릿벤처스는 아직까지 당근마켓의 성장성이 높다고 판단해 프로젝트 펀드를 결성했다. 당초 100억 원 규모로 자금을 모집할 예정이었으나 위축된 펀드레이징 시장의 영향으로 약 45억 원 규모로 결성을 마쳤다.
크릿벤처스에서 당근마켓 구주 투자를 주도한 건 오종욱 이사다. 캡스톤파트너스에 재직하던 2016년 당근마켓에 초기 투자한 심사역이다. 2015년 당근마켓이 설립된 이후 처음으로 맞이한 기관투자자가 오 이사였다. 첫 투자 이후 여러 차례 팔로우온(후속투자)했던 만큼, 당근마켓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인사다.
당근마켓의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오 이사는 최근 내실 있는 성장을 하고 있다는 점, 해외 확장성이 크다는 점에 주목했다.
당근마켓은 올해 별도 기준 1분기 매출(영업수익) 578억 원, 영업이익 163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8.4%, 영업이익은 77.8% 증가했다. 올해 1분기 순이익은 73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36억 원과 비교해 약 2배 불어났다.
지역 생활 기반 플랫폼인 당근의 광고 수요가 급증하면서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
해외에서도 서서히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크릿벤처스가 프로젝트 펀드명에 글로벌 스케일업을 붙인 것도 당근마켓의 해외 확장성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재 당근마켓은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를 비롯해 일본의 일부 지역에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아직까진 적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가입자 수가 꾸준히 늘고 있다. 향후 5년 내 북미 전역으로 해외 전용 브랜드인 '캐롯'의 서비스 지역을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창업자인 김재현 CSO와 김용현 대표가 각각 일본 법인인 Karrot Japan Corp, 캐나다 법인인 Karrot Canada Corp의 대표이사를 맡아 해외 사업을 직접 챙기고 있다.
VC 업계 관계자는 "최근 수익성을 확보하지 못하는 플랫폼 기업과는 달리 당근마켓은 지난해 흑자전환을 시작으로 착실하게 성장하고 있다"며 "현재 시장 밸류에이션은 약 2조5천억 원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yby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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