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말 자금 이탈 막아라"…퇴직연금 금리 올리는 보험사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수용 기자 = 최근 국내 기준금리 인하에도 보험사들은 반기 말 머니무브를 막기 위해 퇴직연금 상품의 금리를 올리고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확정급여(DB)형 퇴직연금 이율보증형보험 상품 중 만기 3년 이상 상품의 금리를 지난달 2.9%에서 이달 3.1%로 인상했다.
DB형 상품에서는 KB손해보험도 3년 이상 만기 상품 금리를 2.85%에서 3.1%로, DB손해보험은 전 구간 금리를 올리며 3년 이상 상품은 3.2%대 금리를 제공했다.
롯데손해보험은 1년 만기 이율보증형보험 금리를 2.95%까지 올리며 3%에 가까운 금리를 제공하기도 했다.
은행의 퇴직연금 정기예금은 지난달 대비 이번 달 전반적으로 하락하는 추세였으나, 유사한 원리금 보장상품인 보험사의 이율보증형보험은 금리가 오른 경우가 두드러졌다.
지난달 말 한국은행이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2.5%까지 인하했음에도 보험사 퇴직연금 금리가 오른 것은 자금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통상 이율보증형보험은 정기예금과 유사하게 시장금리의 등락을 반영하며 금리를 책정한다.
단기물 금리가 내리고 장기물 금리가 소폭 올랐던 만큼 보험사의 상품 금리도 이를 반영해 움직이는 추세였지만, 타 금융권의 상품 금리가 매력적이었던 만큼 보험사도 상대적으로 금리를 더 올릴 수밖에 없었다.
주요 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구간별 1% 후반대에서 2% 초반대를 형성하고 있지만, 저축은행 상품의 경우 3% 이상 금리를 제공하는 예금이 존재하는 상황이다.
특히 6월의 경우 상반기 말이기 때문에 퇴직연금 만기가 몰리는 구간이고, 이율보증형보험 금리가 매력적이지 않다면 기업체에서 DB형 연금 자금을 타 금융사로 옮길 수 있다.
보험사는 퇴직연금 적립금에 따라 부채 부담이 늘어나 자본 비율에도 영향을 미치지만, 그와 동시에 연금 적립금을 자산운용에 활용하면서 수익을 높일 수 있다.
또한 퇴직연금 사업은 기업과의 관계형 영업이기 때문에 다른 보험 상품 및 금융서비스까지 이어지는 만큼 보험사에서도 조달 비용을 더 들이더라도 이탈을 막아야 하는 셈이다.
올해 1분기 기준 보험사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96조3천639억원으로 그 중 DB형 퇴직연금 규모가 74조9천628억원, 전체의 77.8% 수준을 차지한다.
전체 적립금 중 DB형 연금 비중이 40% 수준으로 리테일 영업을 중점에 두는 은행, 증권과 달리 보험은 기업의 퇴직연금 비중이 높은 업종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반기 말 자금 수요 및 만기가 몰리다 보니 시장금리 등락에도 자금 유치를 위해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sylee3@yna.co.kr
<저작권자 (c)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