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웨이브' 합병 코앞…KT 미디어 전략 개편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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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최정우 기자 = 국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티빙과 웨이브가 합병 심사를 통과하면서 KT[030200]의 미디어 전략에 변화가 생길지 관심이 모인다.
국내 OTT 시장의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자체 인터넷 TV(IPTV) 사업인 지니TV와 숏폼 등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중심으로 미디어 사업을 재편할 수 있는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전일 '티빙·웨이브 간 임원 겸임 방식의 기업결합 신고 심의 결과'를 발표하고, 두 회사의 결합을 조건부 승인했다.
내년 12월 31일까지 티빙과 웨이브가 각각의 기존 요금제를 유지하고, 통합 서비스 출범 전 현행 요금제에 가입한 소비자는 그대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조건이다.
티빙의 2대 주주인 KT는 그간 OTT 통합이 IPTV 사업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합병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대형 OTT가 출범할 경우 KT의 IPTV 콘텐츠 이용자 수가 줄어들고, 유료 방송 사업의 경쟁력이 약화할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이번 합병이 티빙의 주주가치에 부합하는지 등도 따져볼 문제였다.
KT는 지난 2022년 자체 OTT였던 시즌을 티빙에 합병했는데 당시 추정되던 티빙의 기업가치가 현재는 절반 수준까지 떨어진 상태다.
이에 자회사 KT스튜디오지니를 통해 티빙 지분 13.54%를 보유한 KT는 웨이브와의 합병 결정을 두고 고심을 이어갔다.
우여곡절 속 KT도 합병 찬성으로 입장을 선회하면서 티빙·웨이브 간 합병도 마무리 수순에 들어갔다.
업계에서는 이번 합병을 계기로 KT가 미디어 사업 방향을 재편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지분을 가지고 있는 통합 OTT에 미디어 사업을 집중하는 방안보다는 IPTV를 필두로 한 자사의 미디어 전략에 집중하는 것이다.
KT는 지난 4월 'KT 미디어 뉴 웨이(New Way)' 행사에서 지니TV에 인공지능(AI) 에이전트를 탑재하고, 콘텐츠 AI 전환(AX) 전문 조직을 신설하는 등의 미디어 부문 성장 전략을 발표했다.
또한, 콘텐츠 제작을 담당하는 KT스튜디오지니는 채널, 포맷, 글로벌 3가지 확장 전략을 통해 IP 가치를 성장시킨다.
오리지널 콘텐츠 유통 전략을 티빙뿐 아니라 넷플릭스 등 OTT 동시 공개 방식으로 전환해 콘텐츠 접근성을 높이고, IP를 활용한 전략적 파트너십 기반 해외 로컬 프로덕션을 시도한다.
더불어 기존 IPTV 기반 유료방송 시장의 성장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사업 모델을 전면 재정비한다.
FAST(패스트·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채널), 숏폼 등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하는 것이 골자다.
업계 한 관계자는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이 KT에 직접적인 수혜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면서 "합병 이후의 자체적인 미디어 사업 강화에 더욱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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