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고래 NPS] 전략적 환헤지 마무리…배경은
(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달러-원 환율이 1,480원대까지 급등하면서 환 리스크 관리를 위해 국민연금이 처음으로 발동했던 전략적 환헤지가 조기 마무리됐다.
환율이 안정 궤도로 돌아서면서 국민연금은 높은 환헤지 비용에 대한 고민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올해 처음으로 실시했던 전략적 환헤지를 중단하기로 했다. (연합인포맥스가 지난 10일 단독 송고한 '전략적 환헤지 마무리한 국민연금…美 환율보고서 영향은' 제하의 기사 참고)
전략적 환헤지는 국민연금이 보유한 해외투자 자산의 10%를 환헤지하는 적극적인 운용 전략이다.
올해 1월 달러-원 환율이 2001년부터 지금까지의 평균 환율을 넘어선 수준인 1,450원대를 돌파하면서 국민연금의 전략적 환헤지 발동 요건이 충족된 바 있다.
장기적으로 환율은 평균으로 회귀한다는 자체 연구용역에 근거해 국민연금은 환율이 이례적으로 높아지면 환헤지로 대응하기로 했다. 정상궤도를 벗어난 환율이 제자리로 내려올 때 환율 하락에 의한 대규모 환 손실을 막기 위한 조치다.
환율이 평균에 근접한 수준까지 돌아오는 데는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지난달 달러-원 환율이 1,300원대로 돌아오면서 국민연금이 전략적 환헤지를 중단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국민연금은 전략적 환헤지를 12월까지 단계적으로 균등 이행하다가 환율이 일정 수준으로 돌아오면 중단하도록 하고 있다.
달러-원 환율이 1,300원대 구간까지 내려온 데에는 대외적인 요인이 컸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환율 전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인식이 달러 약세를 유도했다.
대선 이후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 완화와 더불어 추경 가능성,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기대까지 원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환헤지 비용을 고민하던 국민연금 입장에서는 반가운 소식이었다.
환헤지는 현물환율로 환전해 해외자산을 매입하고 선도환율로 환헤지(선물환 매도) 계약을 체결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이때 선도환율과 현물환율의 차이인 스왑포인트만큼 추가 손익이 발생하는데, 이를 환헤지 비용이라고 한다.
연합인포맥스 선물환 일별추이(화면번호 2141)에 따르면 1년 만기 선물환 기준 환헤지 비용 비율은 연초 -1.87%에서 전일 기준 -2.25%까지 올랐다. 환헤지를 해 달러 자산에 투자하면 총수익률에서 2.25%포인트 헤지 비용이 발생한다는 의미다.
국민연금의 해외투자 자산 성장 속도도 부담 요인이다. 전략적 환헤지가 도입된 지난 2022년에 비해 국민연금이 보유한 해외투자 자산은 710조원으로 급격하게 늘었다. 10%만 하더라도 71조원에 달한다.
연금개혁으로 기금 규모 자체가 최대 3천조원대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등 기금의 환헤지 정책이 달러-원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더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 국민연금 입장에서 부담이다.
국민연금 환헤지 전략 관련 보고서들도 대부분 100% 환오픈 정책을 합리적으로 본다.
국민연금연구원은 지난 2022년 '국민연금기금의 환헤지 전략에 관한 논고'를 통해 "기금의 현행 100% 환오픈 정책이 10년 이상 장기로는 합리적인 정책"이라고 결론 낸 바 있다.
그는 "환헤지 시나리오 분석 결과 해외자산 수익률과 환 수익률 간에는 음(-)의 상관관계가 존재해 자연 헤지 효과가 있었다"며 "국내자산과 해외자산을 통합 고려한 시나리오에서는 환헤지 시행 시 국내자산과 해외자산 수익률의 상관관계가 증가해 기금 전체 포트폴리오 위험이 증가하는 동시에 수익률은 감소해 헤지 효과가 존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국민연금공단 제공]
hrsong@yna.co.kr
<저작권자 (c)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