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원화…최근 한달새 亞통화 중 상승률 '톱'
최근 1개월 달러화 대비 주요 통화 등락률
(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한미 환율협상과 새 정부 출범에 따른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 기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최근 한 달 사이 원화가 아시아 통화중 가장 높은 상승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연합인포맥스 통화별 등락률 비교(화면번호 2116)에 따르면 원화는 지난 한 달간 달러화 대비 2.51% 뛰었다.
이는 아시아 통화 및 주요국 통화와 비교했을 때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같은 기간 엔화는 달러화에 0.31% 올랐고 위안화와 대만달러화는 각각 0.71%와 0.87% 상승했다.
싱가포르달러화(0.86%), 말레이시아 링깃화(1.51%), 인도네시아 루피아화(1.46%)도 원화 상승률에 못 미쳤다.
오히려 홍콩달러화와 필리핀 페소화, 인도 루피화, 베트남 동화는 달러화 대비 하락했다.
달러 인덱스 편입 통화인 유로화(1.59%), 영국 파운드화(1.49%), 스위스프랑화(1.07%), 캐나다달러화(1.94%), 스웨덴 크로나화(1.21%)도 원화보다 덜 올랐다.
굳이 꼽자면 노르웨이 크로네화(2.57%), 러시아 루블화(5.27%) 정도만이 같은 기간 원화보다 더 뛰었다.
이처럼 원화는 지난달 초 대만달러화 급등 현상이 지나간 이후 다음 타자로서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미국과 환율 협상 기대감, 원화 펀더멘털 회복 전망,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 등 다양한 배경이 거론된다.
미국이 달러화 약세를 내심 바란다는 추측 속에 미국에 대한 신뢰 상실, 경기 둔화 우려 등 이런저런 이유로 달러화가 약세로 흐르는 것도 원화 강세를 부추긴다는 평가다.
이에 달러-원 환율은 1,500원선 상향 돌파를 눈앞에 둔 지 2개월여 만에 1,350원대까지 밀려나면서 작년 10월 이후 최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에 따라 엔-원 재정 환율, 위안-원 환율 역시 재정립됐다.
엔-원 환율은 지난 4월 말까지만 해도 100엔당 1,000원을 넘나들다가 이제 950원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 2월 이후 최저 레벨이다.
위안-원 환율 역시 두 달 전만 해도 200원 안팎에서 움직였으나 4월 말부터 가파르게 내려와 190원을 밑돌고 있다. 작년 10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밀린 것이다.
원화 강세의 결과로 볼 수 있는데 당분간 이런 흐름이 계속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고개를 드는 분위기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재정 정책과 주가 부양에 대한 기대 속에 외국인 투자 자금이 밀려드는 것도 원화 상승을 예견케 한다.
김유미 키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달러-원 환율은 달러화 약세, 미국과의 무역 협상 과정에서의 원화 절상 압력, 국내 정치 불확실성 완화 및 대선 이후 재정지출 확대 기대 등으로 1,350원대까지 하락했다"면서 "이 세 가지 요인은 3분기까지 원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하며, 환율이 1,300원 초반까지 하락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진단했다.
원화가 최근 유독 많이 뛴 것은 그간 과매도 됐기때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그간 많이 하락한 데 따른 반작용으로 상승세도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4월까지는 원화가 유독 약세였던 통화였다"며 "이를 되돌리는 과정에서 더 반응이 크게 나오는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그는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가 지난 2달간 최대 9.3% 상승했다"면서 "달러-원 환율은 어제 종가 기준으로 적정 환율 수준에 위치했다"고 평가했다.
작년 10월 이후 달러-원, 엔-원, 위안-원 환율 동향
ywshin@yna.co.kr
<저작권자 (c)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