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의 5천피] 코스피 5천을 향해…진보정권 걸음마다 1천·2천
이재명 "증시 불공정성 완화하는 게 가장 중요"
(서울=연합인포맥스) 서영태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한국거래소를 방문한 가운데 새로운 정부가 내세운 코스피 5,000 시대 비전이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다. 진보정권이 집권할 때마다 코스피가 주요 고점을 돌파했던 게 언급되며 기대를 키우는 분위기다.
◇ 이재명 "주식투자로 부동산 대체"
11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오전 10시 여의도 한국거래소를 방문했다. 불공정거래 근절을 위한 현장 간담회 자리였다.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을 통해 "대한민국 주식시장은 여러분들이 아시는 것처럼 너무 불공평하고 불투명하다"며 "시장의 불공정성과 불투명성을 해소하는, 최소한 완화하는 게 제일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 대통령은 주식을 부동산에 버금가는 대체투자처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대체투자처로서 주식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그럼 기업들이 자본 조달도 쉬워지고, 대한민국 경제 전체가 선순환이 되지 않을까. 그 중심 축에 증권 시장이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이었던 지난해 11월 28일에도 한국거래소를 찾은 바 있다. 이때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 주식시장 활성화 테스크포스(TF) 현장 간담회'를 가졌다. 오기형 단장 등 민주당의 주식시장 활성화 TF 소속 의원들과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을 만났고, 투자업계 관계자도 만나 의견을 청취했다.
대통령 신분으로 한국거래소를 방문한 이는 지난 2024년 국내 증시 첫 개장일을 맞아 현직 대통령 중 처음으로 개장식에 참석한 윤석열 전 대통령이다. 당시 윤 전 대통령은 임기 중 자본시장 규제를 혁파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윤석열 정부는 밸류업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치며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중심으로 하는 기업가치 제고에 힘썼다.
이날 이재명 대통령은 한국거래소를 방문해 배당 촉진을 위한 제도 개선도 예고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나라가 중국보다도 배당을 안 하는 나라다, 다른 나라는 우량주 사서 중간 배당받고 생활비도 하고, 내수에도 도움이 되고 경제 선순환에 도움이 된다"며 "우리나라는 배당을 안 하는데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거다. 그래서 이를 촉진하기 위한 세제 개편이나 제도 개편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선거 캠페인을 펼치며 주식시장이 코스피 5,000을 향해서 우상향하도록 책임지겠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 대통령 취임 후 민주당에서 이사의 충실의무를 강화한 상법개정안이 재발의되는 등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움직임이 동력을 얻고 있다.
새로운 정부에 대한 기대감 속에서 코스피도 우상향 중이다. 연합인포맥스 신주식종합(화면번호 3536)에 따르면 대통령 선거일 전인 2일에 2,698.97로 끝났던 코스피가 전날 2,871.85를 웃돌며 마감했다. 불과 며칠 사이에 지난해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오른 것이다.
◇김대중·노무현·문재인 때 돌파한 1천·2천·3천
역사적으로 진보 정권에서 코스피가 주요 고점을 돌파한 점도 시장 기대감을 키운다. 코스피는 김대중 정권 시절이었던 1999년 7월에 1000선을 웃돈 바 있다. 외환위기로 300선을 밑돌았던 코스피가 단기간 안에 1,000선을 회복했다.
김 전 대통령은 제도를 고쳐 주가지수를 높였다. 외국인 주식 소유 한도를 폐지했고, 해외 금융사의 한국 진출 문턱을 낮췄다. 코스닥시장 활성화와 회계관행 선진화, 기업 투명성 제고 등도 김 전 대통령의 성과다.
노무현 정부 시절이었던 2007년 7월에는 코스피가 2,000선을 사상 처음으로 돌파했다. 비록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2000선 고지를 내줬지만, 2010년대 들어 다시 2000선을 되찾았다.
노 전 대통령의 참여정부는 시장경제에 기반한 투명성·공정성 강화, 신성장 산업 육성을 통한 자본시장 활성화에 초점을 맞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문재인 정부 시절이던 2021년 1월에는 3,000선 고지를 사상 처음으로 넘어섰다. 코로나19 이후에 넘쳐나는 유동성 등에 힘입어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연달아 경신하던 시절이다.
문재인 정부는 혁신성장을 위한 자본시장 혁신을 추진했다. 혁신기업과 중소기업이 성장단계에서 자본시장을 더 쉽게 활용하고 모험자본을 공급하는 데 중점을 둔 정책을 펼쳤다.
상법 개정안 등을 중심으로 한 주주보호 정책으로 코스피 5,000 시대를 열겠다고 밝힌 이재명 정부도 과거 진보 정권처럼 주요 고점을 돌파할지 기대를 모은다.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경기부양책도 시장의 관심사다. 모건스탠리는 "제정의 힘이 새로운 경제성장 동력으로 떠오를 전망"이라며 이재명 정부가 최소 35조 원 규모의 2차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한다고 봤다.
맥쿼리증권은 "이 대통령이 공약으로 '코스피 5000 시대'를 내걸었다"며 "새 정부가 확장적 재정 정책을 시행하고 증시를 부양할 가능성이 크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yts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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