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 채용 중단한 에쓰오일, 샤힌 투자에 자금 말랐나
투자 계획 중 86% 샤힌 프로젝트…업황 악화에 실적 부진 겹쳐
[출처: 연합뉴스 자료 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정필중 정수인 기자 = 에쓰오일이 경영 불확실성을 이유로 신입사원 채용 중단에 나섰다. 일각에서는 '샤힌(Shaheen) 프로젝트' 등 대규모 투자로 인한 재무 여력 위축이 원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에쓰오일[010950]은 전일 소매영업직 신입사원 공개 모집 지원자들에게 채용 전형을 중단한다는 이메일을 보냈다.
에쓰오일 측은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제반 여건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부득이하게 소매영업직 채용 전형을 중단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번 채용 중단과 샤힌 프로젝트와의 연관성에 대한 물음에는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이번 채용중단과는 연관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샤힌 프로젝트는 에쓰오일이 2026년까지 9조2천580억원을 들여 울산 온산국가산업단지 내에 스팀 크래커(기초유분 생산설비) 등 대규모 석유화학 생산 설비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에쓰오일은 지난 2023년 2조390억원, 2024년 2조9천510억원에 이어 올해도 4조510억원의 투자 계획을 세웠다.
투자계획의 86.1%는 샤힌 프로젝트에 집중됐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에쓰오일은 샤힌 프로젝트의 투자금 약 71%를 아람코(Aramco)의 매입채무 지급기일 연장을 포함한 자체 현금 창출로 조달할 예정이다. 나머지 약 29%는 외부조달을 계획 중이다.
한신평은 "중기적인 관점에서 대규모 자금소요로 인한 재무적 변동성은 불가피할 전망"이라면서도 "아람코의 재무적 지원과 더불어 신규 설비 투자 기간이 2023~2026년에 걸쳐 분산돼있는 점, 자체적인 영업현금 창출을 통해 투자자금을 일정 부분 충당할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샤힌 프로젝트 관련 재무부담은 통제 가능한 수준으로 판단된다"고 진단했다.
그럼에도 에쓰오일의 단기 재무지표는 악화하는 추세다.
이번 1분기 에쓰오일의 유동비율은 89.92%를 기록하며 100%를 밑돌았다.
1년 내 상환해야 할 단기 부채 대비 유동자산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에쓰오일의 유동비율은 전년 동기에는 104.25%였으나 지난해 말 90.02%로 줄어들며 하락세를 보였다. 1분기 부채비율도 180%였다.
이런 상황에 실적 부진이 가세했다.
올해 1분기 에쓰오일은 영업손실 214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당기순손실은 446억원이었다. 매출은 9조원이었지만 영업현금흐름은 8천억원에 그쳤다.
재무 부담이 누적되는 상황에서 신규 채용이 어려웠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한 대학의 회계학과 교수는 "신규 채용을 줄이거나 보류하는 방식으로 긴축재정을 도모했을 수 있겠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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