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채가격은 단기물의 상대적 강세 속에 일제히 상승했다. 수익률곡선은 약간 가팔라졌다.(불 스티프닝)
미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 오름세가 예상보다 낮게 나오면서 관세발 인플레이션 우려에 대한 경계감이 완화됐다. 벤치마크인 10년물 입찰도 호조를 보이면서 강세 분위기에 일조했다.
미국 달러화 가치는 하락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인덱스(DXY)는 미국의 근원 소비자물가 오름세가 예상과 달리 둔화한 가운데 미 국채 입찰 결과도 호조를 보이면서 98대 중반까지 굴러떨어졌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5월 전 품목(헤드라인) CPI는 전월 대비 0.1% 상승했다. 4월 0.2%에 비해 오름세가 둔화한 것으로, 시장 예상치(0.2%)도 밑돌았다.
특히, 시장이 주목했던 근원 CPI도 전월 대비 0.1% 오르는 데 그쳤다. 시장에선 전달 0.2%에서 0.3%로 오름세가 높아질 것으로 점쳤으나 반대 결과가 나왔다.
한 외신은 미국 정부가 중동 지역 안보 위험 고조를 이유로 이라크 내 미 대사관의 비필수 인력 철수를 명령했다고 보도했다.
아지즈 나시르자데 이란 국방장관이 미국과 핵 협상이 틀어지고 분쟁이 벌어지게 되면 중동 내 모든 미군기지를 공격할 수 있다고 경고한 데 따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와 중국의 (무역 협상) 합의가 끝났다"면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나의 최종 승인만 남았다"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대중 관세는 55%, 중국의 대미 관세는 10%라고 부연했다.
스콧 베선트 장관은 "성실하게 협상하는 그런 국가들 또는 유럽연합(EU)의 경우 선의(in good faith)의 협상을 이어가기 위해 마감 시일을 연장(roll the date forward)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10포인트(0.00%) 내린 42,865.77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6.57포인트(0.27%) 떨어진 6,022.24, 나스닥종합지수는 99.11포인트(0.50%) 밀린 19,615.88에 장을 마쳤다.
장 초반 증시는 호재 만발이었다. 5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를 밑돌며 둔화했다는 소식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 시점이 빨라질 것이라는 기대로 이어졌다.
미국 노동부는 5월 전 품목 CPI가 전월 대비 0.1%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도 전월 대비 0.1% 올랐다. 두 수치 모두 직전월 대비 상승 각도가 둔해졌고 예상치도 밑돌았다.
CMC마켓츠의 요헨 스탄츨 수석 시장 분석가는 "현재로서는 투자자가 관세에 따른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떨쳐내고 있다"며 "오늘 발표된 인플레이션 수치는 주식 강세론자에 희소식"이라고 진단했다.
미국과 중국의 런던 무역협상 결과도 무난했다. 미·중 고위급 대표단은 무역 합의의 기본 골격에 해당하는 틀에 합의했다. 중국은 미국에 희토류를 안정적으로 수출하고 미국은 중국에 반도체 기술 등 일부 품목에 대한 제재를 완화했다. 미국의 대중(對中) 관세는 55%로 유지됐다.
이 같은 호재 속에 오름세를 유지하던 뉴욕 증시는 중동발 지정학적 변수에 반락했다.
한 외신은 오후 들어 미국이 이라크 주재 대사관에서 대피를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이란은 미국과 핵 협상이 틀어져 분쟁이 벌어지면 중동 내 모든 미군 기지를 공격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아지즈 나시르자데 이란 국방장관은 "협상이 타결되지 않고 우리에게 분쟁이 강요된다면 상대방의 피해는 우리보다 훨씬 클 것이라며 "미국의 모든 역내 기지가 우리의 사정거리 내에 있다"고 으름장을 놨다.
이러한 소식에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도 4% 이상 급등하는 등 위험 회피 심리가 확산했고, 뉴욕 증시도 영향을 피해 가지 못했다.
업종별로는 혼조 양상을 보인 가운데 에너지는 1.49% 뛰었고 임의소비재는 1.02% 하락했다.
거대 기술기업 7곳을 가리키는 '매그니피센트7' 중 마이크로소프트와 테슬라만 강보합을 보였다. 아마존과 애플은 2% 안팎으로 내렸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양자 컴퓨팅 분야가 전환점을 맞고 있다"고 언급한 이후 양자 컴퓨팅 관련주들이 동반 강세였다. 퀀텀 컴퓨팅의 주가는 25%, 리게티 컴퓨팅은 11% 뛰었다. 반면 아이온큐는 장 중 10% 이상 오르다 약보합으로 마무리했다.
게임스탑은 1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음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 추가 매입 소식이 전무하다는 점에 투자자들이 크게 실망하면서 주가가 5% 넘게 떨어지는 중이다.
태양광 관련주 선런은 제프리스가 투자의견을 기존 '보유'에서 '비중 축소'로 하향 조정하면서 주가가 2% 가까이 하락했다. 제프리스는 연방 예산안에 주택용 태양광 관련 정책이 포함되지 않을 경우 역풍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최대 군수업체 록히드마틴은 미국 국방부가 신형 F-35 전투기의 구매 요청량을 48대에서 24대로 줄였다는 소식에 주가가 5% 가까이 내렸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7월 기준금리가 동결될 확률은 81.3% 수준으로 내려갔다. 12월까지 기준금리가 75bp 내린 확률은 19.2%에서 25.4%로 뛰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0.31포인트(1.83%) 오른 17.26을 가리켰다.
◇채권시장
연합인포맥스의 해외금리 일중 화면(화면번호 6532)에 따르면 오후 3시 현재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오후 3시 기준가보다 6.10bp 내린 4.4120%에 거래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3.9450%로 같은 기간 6.70bp 하락했다.
만기가 가장 긴 30년물 국채금리는 4.9090%로 3.00bp 내렸다.
10년물과 2년물 금리 차이는 전 거래일 46.1bp에서 46.7bp로 확대됐다.
국채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뉴욕 거래가 본격화하기 전까지 미 국채금리는 모든 구간에서 오름세를 나타냈다. 미국 소비자물가에 대한 경계감 속에 영국 정부의 지출 확대 계획에 영국 국채(길트) 수익률이 뛰어오른 여파가 겹쳤다.
오전 8시 30분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되자 미 국채금리는 순간적으로 오르는 듯하다가 수직으로 굴러떨어졌다. 벤치마크인 10년물 금리는 4.5% 레벨을 약간 넘어선 뒤 단번에 4.4% 초반대로 후퇴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5월 전품목(헤드라인) CPI는 전월대비 0.1% 상승했다. 4월 0.2%에 비해 오름세가 둔화한 것으로, 시장 예상치(0.2%)도 밑돌았다.
특히 시장이 주목했던 근원 CPI도 전월대비 0.1% 오르는 데 그쳤다. 시장에선 전달 0.2%에서 0.3%로 오름세가 높아질 것으로 점쳤으나 반대 결과가 나왔다.
스파르탄캐피털증권의 피터 카딜로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 측면에서 좋은 소식"이라면서 "예상보다 낮은 수치였고, 핵심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가 현재로서는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관세에도 전반적인 물가 오름세가 아직 높아지지 않은 것은 서비스 수요의 약화 때문이라는 게 대체적 해석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사례로 자주 거론되는 항공료는 전월대비 2.7% 급락하며 4개월 연속으로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주요 가전제품(+4.3%), 장난감(+1.3%), 기타 가정용 장비 및 가구(+1.0%) 등은 5월 중 물가가 크게 오르면서 일부 재화에서는 공급자들이 관세를 소비자에게 전가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사르마야파트너스의 와시프 라티프 사장 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번 보고서는 단 한 건일 뿐이며, 그 결과를 고려하되 에누리해서 받아들이고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지켜봐야 한다"면서 "관세와 이민 단속으로 인한 노동력 부족 등의 영향은 계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후 1시 실시된 10년물 입찰은 시장 예상보다 다소 낮게 수익률이 결정됐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390억달러 규모 10년물 국채의 발행 수익률은 4.421%로 결정됐다. 지난달 입찰 때의 4.342%에 비해 7.9bp 높은 수준이다.
응찰률은 2.52배로 전달 2.60배에 약간 낮아졌다. 이전 6개월 평균치 2.60배에도 못 미쳤다.
발행 수익률은 발행 전 거래(When-Issued trading) 수익률을 0.7bp 하회했다. 시장 예상보다 수익률이 낮게 결정됐다는 의미다.
해외투자 수요를 나타내는 간접 낙찰률은 70.6%로 전달에 비해 0.6%포인트 낮아진 반면 직접 낙찰률은 20.5%로 전달보다 0.6%포인트 높아졌다.
다음 날엔 이번 주 입찰의 하이라이트로 꼽히는 30년물 220억달러어치 입찰이 예정돼 있다.
오후 장중 미국 정부가 이라크 주재 미국 대사관에서 대피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면서 위험회피 양상이 나타났으나, 국제 유가가 4% 넘게 급등하면서 국채금리는 소폭 낙폭을 확대하는 데 그쳤다. 10년물 금리의 일중 저점은 4.4050%로, 4.4% 레벨이 뚫리진 않았다.
선물시장은 연내 금리 인하폭을 48bp 남짓으로, 전날보다 5bp 정도 높여 잡았다. 연내 25bp씩 두 번의 금리 인하 확실성이 높아졌다는 프라이싱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은 뉴욕 오후 4시 7분께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가 오는 7월까지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전장 85.3%에서 81.3%로 낮춰 반영했다. 연말까지 연내 한번 인하에 그칠 가능성은 전장 30.7%에서 24.3%로 하락했다.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오후 4시 현재(이하 미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144.633엔으로, 전장 뉴욕장 마감가 144.905엔보다 0.272엔(0.188%) 하락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1.14836달러로 전장 대비 0.00569달러(0.498%) 상승했다.
달러인덱스는 98.672로 0.368포인트(0.372%) 하락했다.
달러는 뉴욕장에 진입해 미국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결과에 약세 압력을 받았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5월 근원 CPI는 전달보다 0.1% 상승했다. 4월(0.2%)에 비해 더 둔화한 것으로, 0.3% 상승을 점친 시장 예상과 반대되는 결과가 나왔다.
근원 CPI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로는 2.8% 올랐다. 역시 전망치(2.9%)를 밑돌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방금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됐다. 아주 좋은 수치다"면서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는 금리를 1%포인트 인하해야 한다"고 했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도 "연준이 금리 인하를 거부하는 것은 통화 정책의 과실(malpractice)"이라고 압박했다.
미 국채 입찰이 양호하게 나타난 것도 달러에 하방 압력을 줬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이날 실시한 390억달러 규모의 10년물 국채 발행 수익률은 4.421%로 결정됐다. 발행 수익률은 발행 전 거래(When-Issued trading) 수익률을 0.7bp 하회했다. 시장 예상보다 수익률이 낮게 결정됐다는 의미다.
달러인덱스는 미 국채금리 내림세에 연동하며 장중 98.523까지 밀리기도 했다.
크리스 자카렐리 노스라이트 자산운용 최고 투자책임자(CIO)는 "관세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가 줄어들 것"이라며 "우리는 여전히 신중한 입장이지만, 4월 초에 존재한 많은 위험 요인이 완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와 중국의 (무역 협상) 합의가 끝났다"면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나의 최종 승인만 남았다"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대중 관세는 55%, 중국의 대미 관세는 10%라고 부연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상호관세 유예의 추가 연장 가능성도 시사했다. 베선트 장관은 "성실하게 협상하는 그런 국가들 또는 유럽연합(EU)의 경우 선의(in good faith)의 협상을 이어가기 위해 마감 시일을 연장(roll the date forward)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역외-달러 위안(CNH) 환율은 7.1982위안으로 전장 대비 0.0093위안(0.129%) 높아졌다.
파운드-달러 환율은 1.35380달러로 전장 대비 0.00363달러(0.269%) 상승했다.
영국은 전체 정부 예산을 연간 2.3% 늘리는 지출 검토 결과를 발표했다. 재정 우려에 영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런던 장에서 4.6190%까지 상승했고, 이와 맞물려 파운드-달러 환율도 오름세를 보였다.
이후 미 CPI 둔화에 따른 달러 약세에 파운드-달러 환율은 장중 1.34670달러까지 올라서기도 했다.
달러-캐나다달러는 1.3665캐나다달러로 전장 대비 0.0008캐나다달러(0.059%) 하락했다.
캐나다 현지 매체 CBC는 "캐나다와 미국 간의 회담이 어느 정도 진전을 보이고 있다"면서 "(무역 협상 관련) 잠재적 합의안을 담은 문서를 주고받았다"고 보도했다.
CBC는 캐나다가 무역 협상을 위해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골든 돔 방어 전략에 참여하는 것을 확약했다고 설명했다.
호주달러-달러 환율은 0.6499달러로 전장 대비 0.0024호주달러(0.368%) 내려갔다.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 대비 3.17달러(4.88%) 오른 배럴당 68.15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관세를 발표했던 지난 4월 2일 이후 최고 종가를 기록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8월 인도분 가격은 전장 대비 2.90달러(4.34%) 상승한 69.77달러에 마감했다. 지난 4월 3일 이후 최고치다.
오전 장 초반 미국 일간 뉴욕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9일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란과 핵 협상 타결 여부에 대한 질문에 "잘 모르겠다. 그렇게 생각했었지만, 점점 더 자신감이 없어지고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전해지자 WTI는 상승폭을 확대하며 배럴당 66달러선을 넘어섰다.
오후 장 들어 미국이 이라크 주재 대사관에서 대피를 준비하고 있다는 로이터통신의 보도가 전해지면서 유가는 오름세가 한층 가팔라졌다. 익명의 소식통들을 인용한 로이터통신은 중동 지역의 안보 위험이 고조됨에 따라 미국 정부가 군인 가족들에게 중동 지역을 떠날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앞서 아지즈 나시르자데 이란 국방장관은 미국과 핵 협상이 틀어지고 분쟁이 벌어지게 되면 중동 내 모든 미군기지를 공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협상이 타결되지 않고 우리에게 분쟁이 강요된다면 상대방의 피해는 우리보다 훨씬 클 것이며, 미국은 이 지역을 떠나야 할 것"이라며 "미국의 모든 역내 기지가 우리의 사정거리 내에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이라크와 쿠웨이트, 카타르, 바레인, 아랍에미리트(UAE) 등에 군대를 주둔시키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이라크 대사관 대피 보도가 이란의 공격 가능성에 대한 불안감을 증폭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6일로 끝난 주간의 미국 원유 재고는 전주 대비 364만4천배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3주 연속 줄어들면서 올해 2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