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금공, 선순위 캥거루본드 데뷔…호주달러 시장 각광
주금공, 선순위 캥거루본드 데뷔…호주달러 시장 각광
7억호주달러 채권 발행…역내외 투심 저격
달러·유로 잇는 조달처로 성장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한국주택금융공사가 7억호주달러(약 6천237억원) 규모의 캥거루본드 데뷔전을 마쳤다. 주택금융공사는 글로벌 채권시장에서 쌓아온 신뢰 등을 기반으로 데뷔전부터 흥행을 거뒀다.
최근 호주달러 채권 시장은 글로벌 기관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주택금융공사 또한 선순위 캥거루본드로 발을 넓혀 조달처를 넓히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다.
◇선순위 호주달러로 확장…AA급 안정성 부각
12일 투자은행(IB) 업계 등에 따르면 전일 주택금융공사는 전일 7억호주달러 규모의 캥거루본드 프라이싱(pricing)을 마쳤다.
만기는 5년물 고정금리부채권(FXD)과 변동금리부채권(FRN)으로 각각 5억호주달러, 2억호주달러 규모다.
5년물과 FXD는 고정금리 기준 호주 스와프금리(SQ ASW·Semi-Quarterly Asset Swap Rate)에 95bp를 더했다. 이에 따른 쿠폰 금리는 4.496%다.
5년물 FRN의 가산금리(스프레드)는 3개월물 호주 달러 스와프금리(BBSW Bank Bill Swap Rate)에 95bp를 더한 수준이다.
최초제시금리(IPG, 이니셜 가이던스)는 100bp를 더한 수준이었나 20억호주달러에 육박하는 수요를 확보하면서 스프레드를 낮췄다.
이번 딜은 ANZ와 크레디아그리콜, JP모건, 노무라가 주관했다.
주택금융공사가 선순위 캥거루본드를 찍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023년 이중상환청구권부채권(커버드본드) 형태로 호주달러 시장을 찾은 데 이어 이번엔 선순위채로 조달 영역을 넓혔다.
주택금융공사는 글로벌 채권시장에서 활발하게 조달을 이어가고 있다.
조달 수요가 늘면서 국내 시장을 벗어나 외화 커버드본드 및 선순위채 발행으로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지난달에는 4억달러 규모의 포모사 커버드본드 데뷔전을 마치기도 했다.
글로벌 채권 시장에서의 활약은 캥거루본드 데뷔전 흥행으로 이어졌다. 글로벌 기관들의 친숙도가 높은 데다 AA급 신용등급을 보유하고 있어 높은 상환 안정성 또한 부각됐다.
주택금융공사는 무디스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로부터 각각 'Aa2', 'AA' 등급을 받고 있다. 대한민국 정부 신용등급과 동일하다.
주택금융공사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는 로드쇼에서도 드러났다.
발행에 앞서 주택금융공사는 호주와 싱가포르 현지 투자자를 직접 만났다. 당시 로드쇼에 참여한 모든 기관이 주문을 넣으면서 투자 열기를 배가시켰다.
조달 경쟁력 또한 톡톡히 입증했다. 선순위 캥거루본드 데뷔전이었지만 원화채 조달보다 낮은 금리를 달성하면서 발행처 다변화 효과를 누렸다.
◇호주달러 채권 급성장…한국물 활용도↑
호주달러 채권 시장은 최근 몇 년 사이 급속도로 성장한 곳으로 꼽힌다. 과거 달러화와 유로화의 뒤를 이었던 엔화채 시장에서의 조달이 주춤해지면서 빈자리를 호주달러 채권이 채우는 모양새다.
글로벌 기업들의 호주달러 채권 발행은 활발해지고 있다. 주택금융공사는 물론 국내 기업들의 발행도 잇따르고 있다. 앞서 지난달 한국산업은행이 7억5천만호주달러어치 채권을 찍기도 했다.
캥거루본드의 경우 조달 절차가 간편하고 시장 변동성이 비교적 크지 않다는 이점이 있다. 달러채 시장의 변동성이 비교적 늦게 반영되는 데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인다는 설명이다.
해외 기관들의 호주달러 채권 투자가 늘면서 유동성 또한 더욱 강화됐다. 호주 역내 기관 이외에도 역외 투자자들의 호주달러 자산 비중이 늘면서 시장 규모 자체도 한층 커졌다.
국내 기관들의 외화 조달 수요 확대와 맞물려 한국물 발행사들도 캥거루본드 시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연내 한 차례 이상 달러채를 발행한 곳들의 경우 이종통화 시장에서의 조달을 모색하곤 한다. 이 과정에서 호주달러 채권 시장이 주요 조달처로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산업은행과 주택금융공사 모두 연초 달러채 발행을 마친 곳이다.
달러채 대비 조달 경쟁력을 엿볼 수 있는 점도 플러스 요소다. 이에 캥거루본드 발행을 검토하는 국내 발행사가 늘고 있어 하반기까지 조달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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