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fA "탈달러화? 나무 말고 숲을 봐야…오히려 달러 의존 가속"
NBFI 자산 규모, 10년새 두 배 급증
연합뉴스 자료 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윤교 기자 = 미국 달러화 가치가 가파르게 떨어지면서 달러화의 기축통화 지위가 흔들리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나오지만, 달러 수요는 여전히 탄탄하다는 반론이 나온다.
글로벌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분석가들은 12일(현지시간) 보고서에서 탈달러화에 대한 우려에 대해 "숲을 보지 못하고 나무만 보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이같이 밝혔다.
BofA 분석가들은 오히려 "세계는 빠르게 달러화되고 있다"는 주장의 근거로 비은행 금융기관(NBFI)의 성장세를 들었다.
투자은행(IB)과 모기지 대출업체, 보험사, 사모펀드 등 NBFI의 자산 규모는 2009년 28조 달러에서 2022년 63조 달러로 두 배 이상 급증했다.
BofA 분석가들은 "이 급속한 성장은 달러화에 대한 강한 수요를 반영한다"며 "이 수요의 일부는 주식과 주택 등 다른 달러 자산의 가치 상승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BofA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주식 시장은 2008년 11조 달러에서 현재 60조 달러 규모로 성장했다. 주택 자산도 지난 10년간 두 배 가까이 급증하며 50조 달러로 늘었다.
BofA는 "진정한 탈달러화는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결국 미국 연방정부가 지출보다 더 많은 세금을 부과해야 함을 의미하며, 이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이 추진하는 감세 법안에 대치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은행과 NBFI, 기업들의 재무제표가 축소되며 달러화 탈피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처럼 그런 상황이 발생한다면 미국 정부는 경제를 자극하기 위해 자체 지출을 늘리고 달러 공급을 크게 확대할 것"으로 예상했다.
스테이블코인도 달러화 수요를 늘릴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미국 상원은 이날 스테이블코인 규제 법안인 '지니어스법'(Genius Act)을 통과시켜 스테이블코인의 법적 틀을 마련하는데 한 걸음 다가섰다.
이 법안의 공동 발의자인 테네시주 공화당 소속의 빌 해거티 상원의원은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를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BofA 분석가들은 향후 미국 재무부가 보증하는 스테이블코인이 보편화되면 어떤 형태로든 이자를 제공할 것이라며 미 국채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달러 수요도 확대될 것으로 관측했다.
올해 달러화는 수십 년 만에 최악의 한 해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정책을 계기로 미국 자산에 대한 거부감이 주식, 채권, 외환 시장에서 전방위적으로 확대되면서다.
이날 달러인덱스는 98 밑으로 굴러떨어졌다. 이는 연초 대비 9% 이상 밀려난 수준이며, 2022년 3월 이후 최저치다.
달러인덱스가 상반기(1~6월) 동안 9% 이상 급락한 사례는 1985년 이후 단 두차례밖에 없었으며, 2002년이 마지막이었다.
출처 : 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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