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가전도 '美 철강 관세' 영향권…업계 '예의주시'
美, 철강 파생 제품 리스트에 냉장고·세탁기 등 추가
가전에 철강 10~20% 포함…정부, 업계와 긴급 간담회
(세종=연합인포맥스) 유수진 정수인 기자 = 국내 대표 가전기업인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 등이 미국에 수출하는 가전제품에 최대 50%의 '철강 관세'가 부과된다.
미국이 관세를 부과하는 철강 파생 제품 리스트에 냉장고와 세탁기 등 가전을 추가했기 때문이다. 가전에 포함되는 철강 비중은 제품마다 다르지만 통상 10~20% 수준이다.
국내 가전업계는 이에 따른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정확한 수치 발표 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정부는 업계와 긴급 간담회를 열고 대응책 논의에 나섰다.
[출처:연합뉴스 그래픽]
13일 가전업계 등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12일(현지 시각) 연방 관보를 통해 철강 관세 대상이 되는 철강 파생 제품 명단에 가전제품을 추가했다.
구체적으로 냉장고와 건조기, 세탁기, 식기세척기, 냉동고, 조리용 스토브, 레인지, 오븐, 음식물쓰레기 처리기 등이다.
미국 밖에서 만들어져 미국으로 수출되는 해당 제품들에는 오는 23일(현지 시각)부터 철강 관세가 적용된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3월 철강에 25% 관세를 부과하면서 철강으로 만든 일부 파생 제품에도 똑같이 관세를 적용하기 시작했다.
특정 제품에 포함된 철강의 가치(함유 가치)를 따져 관세를 적용하는 방식이다. 상무부는 지난 2월 처음으로 철강 파생 제품 명단을 발표(172개)한 이후 제품을 계속 추가하며 명단을 업데이트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철강 관세는 당초 25%였으나 지난 4일 50%로 인상됐다. 다만 이번 조치의 경우 지난 2월 최초 부과 당시 포고문에 근거해 25%만 적용될 거란 해석도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가전업체들의 미국 수출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을 제외하고, 한국과 멕시코 등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물량 모두 관세 영향권에 들기 때문이다. 고율의 관세가 장기화할 경우 소비자 가격 인상 등도 검토할 수밖에 없다.
기업들은 일단 상황을 예의 주시하며 실질적인 영향을 파악하고 대응책 마련에 나설 방침이다.
[출처:미국 상무부, KB증권, 한국무역협회]
KB증권에 따르면, 이번에 추가 관세 부과가 발표된 항목들의 대미 수출액은 지난해 36억 달러(4조9천억원)로, 전체 대미 수출의 2.8%를 차지했다. 품목별로는 냉장고가 압도적으로 비중이 높았고, 건조기와 세탁기 순이었다.
다만 한국 가전업체들은 멕시코 공장을 통해 미국에 수출하는 비중도 높은 편이다. 지난해 멕시코에 수출된 해당 품목들의 규모는 2억4천만 달러(3천400억원)다.
이를 더하면 이번 조치로 영향받는 금액은 약 38억4천만 달러(5조2천400억 달러)로 추정된다. 다만 이는 멕시코에 수출된 해당 품목이 전부 미국으로 넘어갔다고 가정한 경우로, 오차가 있다.
정부도 발 빠른 대응에 나섰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오후 가전업계와 미 통상 대응을 위한 간담회를 긴급 개최하고 대응책 마련에 나선다. 이승렬 산업정책실장이 회의를 주재한다.
앞서 이 실장은 작년 12월과 지난 4월에도 가전업계와 간담회를 갖고 미국 상호관세 대응을 논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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