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리인하기 집값기대 자극 않아야…건전성 정책 강화"
(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한국은행은 최근과 같은 금리 인하 시기에 주택가격 상승 기대가 자극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리 인하 시 거시건전성 정책의 강화가 동반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통화정책 수행에서도 주택가격 기대 심리를 고려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재원 한은 수석이코노미스트 겸 경제연구원장 등은 15일 발표한 '주택가격 기대심리의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 원장 등에 따르면 주택가격 기대 심리는 실제 주택가격에 선행해서 움직이며, 산업생산과 물가, 가계부채 등에도 선행성이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국내총생산(GDP)보다 가계부채에 더 큰 영향을 미쳐 금융 안정을 해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은 "주택가격 기대 심리가 상승할 경우 실제 주택가격, 가계부채, 산업생산, 물가 등 주요 거시지표가 모두 상승했다"면서 "특히, 3~4개월 후부터는 산업생산보다 가계부채 상승세가 더 크게 나타나는 경향이 확인됐는데, 이는 기대심리 과열이 신용팽창 및 금융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주택가격 기대는 통화정책 및 거시건전성 정책과 밀접하게 연관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금리가 인하되면 주택가격 상승 기대가 커지지만, 대출규제 등 건전성 정책이 강화되면 상승 기대를 제어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은은 "통화정책 완화(금리 인하)는 주택가격 기대심리를 유의하게 자극하며, 특히 거시건전성 정책이 함께 완화된 국면에서는 자극 효과가 크게 확대된다"면서 "반대로 규제가 강화된 경우에는 기대심리의 반응이 제한적이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이런 결과는 통화정책이 완화되는 시기에 주택가격 기대심리의 과열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거시건전성 정책과의 긴밀한 공조가 필수적임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한은은 집값이 급등했던 지난 2020년 5월부터 2022년 5월까지를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주택가격 기대 심리가 2020년 4월 수준을 유지했을 경우 집값 상승률은 해당 기간 11%에 그쳤을 것으로 봤다. 당시 실제 24% 오른 것과 비교하면 절반에 그쳤을 것이란 분석이다.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의 상승폭도 약 3분의 2 수준으로 낮아졌을 것으로 추정했다.
한은은 "주택가격 기대의 안정적 앵커링(anchoring)이 정책적으로 중요함을 시사한다"고 부연했다.
한국은행
한은은 현재 주택가격 기대의 관리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호소했다.
부진한 경기 탓에 금리를 낮출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주택가격 상승 기대도 빠르게 상승 중인 탓이다.
한은은 "어려운 국내 경기 상황을 감안해 금리 인하 기조에 있는 가운데, 올해 2월을 저점으로 주택가격 기대심리가 상승 추세로 돌아섰다"면서 "우리나라는 이미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높은 수준에 달해 있는 만큼 유기적인 정책 공조를 통해 주택가격 기대심리가 더 이상 자극되지 않도록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서는 거시 건전성 정책의 강화가 필요하다는 것이 한은은 판단이다.
한은은 "금리 인하기에 주택시장 과열로 인한 금융불균형이 확대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거시건전성 정책을 보완적으로 강화하는 방향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은은 또 통화정책에서도 주택가격 기대를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은은 "주택가격 기대심리가 금리수준에 유의하게 반응한다는 점은 통화정책 수행 시에도 기대심리에 미치는 영향을 일부 고려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면서 "금융안정이라는 중앙은행의 책무 측면에서도 주택가격 기대심리가 가계부채를 통해 금융불균형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난 점에서 이는 타당하다"고 덧붙였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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