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윤우의 외환분석] 중동 군사충돌의 불안감
구글 제미나이 생성 이미지
(서울=연합인포맥스) 16일 달러-원 환율은 소폭의 하락세로 출발할 전망이다.
중동 리스크 고조에 따른 가파른 강달러 흐름을 일부 되돌리는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
현재 시장의 최대 관심사는 이스라엘과 이란의 군사충돌 상황이다.
지난 13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시작된 양국의 무력 충돌은 단기간에 끝나지 않고 계속되는 양상이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시설과 군 수뇌부 등을 목표로 공격을 가했으며, 이란은 이스라엘을 향해 수백발의 미사일을 쏘아 올렸다.
양국이 상대방의 군사 요충지나 인프라 등을 드론, 미사일, 공습 등으로 계속해서 공격하는 가운데 전날 예정됐던 미국과 이란의 핵 협상은 취소됐다.
미국의 묵인하에 이스라엘의 공격이 이뤄졌다는 추측 속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을 겨냥해 자국에 보복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그는 "우리가 이란으로부터 어떤 방식, 형식이나 형태로든 공격받는다면 미군의 완전한 힘과 완력이 예전에 결코 볼 수 없었던 수준들로 내리 닥칠 것"이라고 위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양국의 합의를 바라지만 때로는 싸워서 문제를 해결해야 할 때도 있다"면서 "이스라엘 방어를 계속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사태는 쉽게 끝나지 않는 방향으로 전개되는 분위기다.
이란은 이스라엘에 공격을 멈추면 보복도 중단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이스라엘은 이란 민간인들에게 대피하라고 경고 메시지를 보내며 추가 공격을 예고하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란이 무거운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밝혔고, 이란 정예군인 이슬람혁명수비대는 국가적 복수가 이제 시작됐다고 했다.
아울러 서방은 확전 자제와 외교적 해법을 촉구하면서도 현재 상황에 대해 내심 만족하는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란의 핵무기 개발에 대한 우려가 이번 무력 충돌을 계기로 줄어들 것이란 이유에서다.
일례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이란이 외교적 수단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면서도 "이 공격의 결과를 보면, 이란의 우라늄 농축과 탄도미사일 역량이 감소했다. 따라서 원하는 방향으로의 효과가 있다"고 솔직한 속내를 밝혔다.
서방의 조용한 지지 속에 양국의 공격이 당장은 종료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시장 참가자들은 더 격한 충돌 소식이 전해지지 않는 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면서도 상황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따라서 최근 이어져 온 달러화 약세, 원화 강세 분위기가 재개되더라도 조심스러운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스라엘과 이란은 지난해에도 무력 공방을 주고받은 바 있다.
시장이 처음 마주한 이슈가 아니고 갈등 조짐은 계속돼왔기 때문에 일단은 위험 회피, 즉 달러화 강세로 쏠렸지만 흐름이 이내 반전될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
오히려 달러-원 하락 기대도 감지되는 분위기다.
일단 원화 강세에 찬물을 끼얹었으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 완화 전망, 국내 증시 활황 예상 등으로 달러-원이 더 떨어질 것이란 관측도 여전하다.
실제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들은 6월 들어 8거래일 연속으로 주식을 사들였는데 그 규모가 4조5천억원에 달한다.
코스닥에서는 주식을 4천400억원어치를 매집해 총 순매수 규모가 5조원에 육박한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충돌 소식이 전해진 지난 13일에도 외국인들은 코스닥에서 순매도로 돌아섰으나 코스피에서는 순매수를 이어갔다.
민감한 시기인데도 외국인들이 '바이 코리아'를 계속 외친다면 달러-원도 하방 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달러-원이 하락 시도를 할 경우에는 결제 및 해외 투자 환전 수요 등에 기반한 저가 매수세가 얼마나 유입돼 하단을 떠받칠지 지켜봐야 한다.
이른 아시아 거래에서 달러 인덱스가 오르는 가운데 위험 회피 분위기에 기반한 달러-원 상승 시도가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달러-원은 지난 14일 오전 2시에 끝난 야간 거래에서 정규장 종가 대비 6.10원 하락한 1,363.50원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지난 14일 1,364.50원(MID)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2.75원)를 고려하면 전장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369.60원) 대비 2.35원 내린 셈이다. (경제부 시장팀 기자)
ywshin@yna.co.kr
<저작권자 (c)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