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휴업' 현대제철, 美 제철소 투자 여력 얼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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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윤은별 기자 = 현대제철[004020]이 잇따라 생산 공장 휴업에 들어가면서, 약 58억달러(약 8조5천억원) 규모의 미국 제철소 투자가 원활하게 이뤄질지 관심이 모인다.
현대제철 측은 높은 현금 창출력과 견조한 재정 건전성으로 자금 조달에 자신감을 보인 바 있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내년 3분기 착공, 2030년 착공을 목표로 미국 루이지애나주 제철소 건설에 돌입한다.
현대제철은 한화 8조5천억원에 달하는 투자 금액을 자기자본 50%, 외부 차입 50%로 조달할 계획이다.
이 중 자기자본 50%인 4조2천500억원가량에 대해 현대차그룹이 공동으로 조달한다. 포스코는 소수 지분 확보를 위해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한다. 현대제철을 비롯한 각 투자자가 감당할 금액이 어느 정도일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현대제철이 1~2조원 수준으로 부담한다면, 일단 현 재무 구조상 무리는 없을 것으로 분석됐다.
우선 현대제철의 부채비율이 높지 않다. 현대제철의 올 1분기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79.97%다. 동국제강[460860](93.24%)과 세아베스틸지주[001430](104.76%)보다 낮다. 지난해 1분기(80.67%), 2023년 1분기(90.32%)와 비교해도 부채비율은 감소했다.
현금성 자산도 충분했다. 1분기 말 현금·단기유가증권 등 현금성 자산은 2조3천329억원 수준이다. 이를 고려하면 1조원 이상의 투자가 가능하다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현대제철은 감가상각비 등의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이 안정적이라는 점에서도 자신감을 내비쳤다. 지난해 EBITDA는 1조8천700억원 수준이었다.
김광평 현대제철 재경본부장은 지난 1분기 컨퍼런스 콜에서 "(미국 제철소에) 3~4년 분산 투자한다고 하면 감가상각비 기준 추가 자금 부담으로 작용할 수준은 아닌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 재무구조 고려하면 '조달 무난'…그룹 지원 관건
문제는 수요 부진이 장기화하더라도 이런 이익 창출능력을 지속할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현대제철은 올해 인천 공장과 포항2공장을 연달아 휴업했다. 포항 1공장 중기사업부는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공장 셧다운 등 기업 차원의 생산 구조조정은 지속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봉형강 성수기인 2분기를 계기로 향후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1개월간 7개 증권사가 내놓은 현대제철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전년 동기 대비 37%가량 상승한 1천346억원이다.
공장 생산 중단은 수급 개선 효과로, 비수익 자산 매각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논리다.
현대차그룹이 결정할 지원 규모도 중요하다. 아직 그룹 차원의 자금 지원이 어느 정도로 나올지 정해지지 않았다.
포스코 외에 철강업계 다른 기업의 추가 투자 여부도 변수다. 앞서 세계 최대 철강기업 아르셀로미탈을 비롯해 다수 기업이 현대제철의 미국 제철소 건설 투자에 관심을 보인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다만 더 많은 철강사가 투자에 참여할수록 이후 생산 물량을 공유하면서 제철소 건설의 효율은 떨어질 수 있다. 철강업이 아닌 완성차나 다른 업종 기업의 투자가 더 바람직한 이유다.
이유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포스코 외 철강사들이 진입하게 되면 조강을 공유해야 하므로, 수익성과 전략 측면에서는 철강사보다는 완성차와 원료 업체들의 지분 투자가 긍정적인 뉴스로 작동할 전망"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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