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초약세장에 국고채 전문딜러들 선방하는 이유
10년물 비경쟁인수 옵션, 추경에 FOMC까지 껴
(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국내 채권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비경쟁인수 옵션의 가치가 치솟고 있다.
가파른 채권 약세 분위기에서 낙찰금리가 높게 형성되고, 이후 이를 되돌리는 과정에서 국고채 전문딜러(PD)들이 옵션을 행사해 수익을 내고 있어서다.
17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전일 국고채 10년 지표물의 낙찰금리는 2.885%를 나타냈다.
추가경정예산 불확실성과 이란과 이스라엘의 충돌 소식에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장중 2.90%대를 웃돌기도 했다.
다만 이후 추가경정예산에 따른 국고채 발행 물량이 생각보다 많지 않을 것으로 예측되고, 이란이 협상 의사를 보이면서 금리는 빠르게 안정됐다.
입찰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 비경쟁인수 옵션은 내가격(in the money) 구간에 들어섰다.
내가격은 옵션 행사에 수익이 나는 구간을 말한다.
비경쟁인수 옵션은 국고채를 이전 입찰의 낙찰 금리에 살 수 있는 권리를 일컫는다. 시장금리가 낙찰 금리보다 낮아질(가격 상승) 경우 더 싸게 살 수 있는 권한인 셈이다.
특히 이번 10년물 옵션의 경우 추경안이 확정되는 19일 국무회의에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까지 끼고 있어서 트레이딩 전략 활용도가 더욱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추경 규모가 시장 우려보다 크지 않고, FOMC 결과가 도비시하게 해석되면 이익을 거둘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다.
옵션 행사를 염두에 두고 채권 듀레이션 노출도를 줄이는 선택도 고려할 수 있다.
채권시장 심리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비경쟁인수 옵션이 효자 노릇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4일 국고채 30년 금리가 12bp 넘게 급등할 때 진행된 30년 입찰도 PD들 수익 개선에 도움이 됐던 것으로 전해진다.
옵션 행사 마지막 날 민평금리는 2.747%로 2.790%였던 낙찰 금리보다 4bp 넘게 하락했다.
옵션 행사로 거둬들인 이익은 시장 참가자들의 위험 감내도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국고채 30년으로 프랍들이 꽤 돈을 벌었다"며 "돈 벌어서 버퍼가 생기니 밀렸을 때 외국인 물량을 받아준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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