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이모저모] 여의도 한 바퀴 돈 IPO 삼수생…결론은 '구관이 명관'
(서울=연합인포맥스) ○…해마다 기업공개(IPO)에 도전하고 있는 케이뱅크가 벌써 세번째, 증시 데뷔의 문을 두드린다. 매번 반복되는 '마지막'이라는 절박함은 주관사 교체라는 엉뚱한 방향으로 불똥이 튀었다.
주요 IB 하우스를 돌며 파트너를 고르던 케이뱅크가 결국 선택한 건 첫 도전을 함께했던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이다. 결국 '구관이 명관'이라는 결론이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최근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을 IPO 주관사로 선정했다.
파트너 교체에 대해 처음부터 말이 많았던 딜이다. 지난달 20일, 케이뱅크는 주요 하우스에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했다.
케이뱅크의 두 번째 상장 도전이 무위로 돌아간 건 지난해 10월. 철회로부터 반년밖에 지나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10개월간 IPO를 위해 함께 애써 온 파트너를 교체하겠다는 강수를 뒀다.
이 결정에 대해 업계에서도 말이 많았다. IB와의 파트너십뿐만 아니라, 당장 내년 상장을 위해 빠르게 경로를 정리해야 하는 상황에서 굳이 시간을 들여 주관사를 재선정할 이유가 있냐는 이야기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어급의 IPO 파트너지만 주관 경쟁이 '뜨뜻미지근한' 분위기도 연출됐다. 사실상 앞선 두 번의 도전을 통해 케이뱅크의 상장 전략과 시장 설득 논리는 구체화한 상황이다. 증권사가 진행한 PT에서도 큰 차별점을 찾긴 어려울 수밖에 없다.
결국 케이뱅크가 선택한 건 첫 도전을 함께했던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이다. 두 번째 도전과 비교하면, 외국계 주관사와 KB증권이 빠졌다.
NH투자증권은 케이뱅크와 뗄 수 없는 사이다. NH투자증권은 케이뱅크의 지분 5.52%를 들고 있는 주요 주주다. 첫 도전 때부터 NH투자증권이 주관사 자리를 놓치지 않았던 이유다. 심기필 전 NH투자증권 리테일사업총괄부문장은 올해 주총에서 케이뱅크의 사외이사를 맡았다. 이전 조규상 전 부사장의 뒤를 이었다. NH투자증권의 자리다.
통상 지분 구조나 계열사 관계로 얽혀있는 IB 하우스의 경우 주관사단과 발행사, 재무적 투자자(FI)의 사이를 조율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지난 2차 도전 시기, KB증권의 역할에 관해 이야기가 나왔던 것도 이러한 맥락으로 풀이된다. 사실상 NH투자증권이 상장 전략 등 큰 그림을 그리며 주도적인 역할을 하면 공동 주관사로 선정된 다른 곳은 세일즈에 집중할 수밖에 없어서다.
조 단위의 대어지만 외국계 증권사를 파트너로 선정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앞서 진행한 IPO에서 해외 기관투자자의 수요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내 세일즈에 보다 집중하는 동시에,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의 글로벌 기관 네트워킹을 활용하는 방안으로 전략을 수정한 셈이다.
재무적 투자자(FI)와 상장을 약속한 기한은 내년 7월이다. 이 계약에 따라 케이뱅크가 상장하지 않을 경우 FI들은 3개월 내 동반매각청구권 또는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IPO 당시 케이뱅크는 희망 공모가 밴드를 9천500~1만2천원 선으로 제시했다. 공모가 밴드 하단 기준 시가총액은 3조9천586억원이다. 케이뱅크와 FI가 원하는 최소 몸값은 4조원 수준이라는 얘기다. 당시 투심이 측정한 적정 시총은 3조5천억원 수준이다. (증권부 박경은 기자)
[출처 :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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