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80원대 다시 뚫고 올라선 달러-원…배경과 전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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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코스피가 상승 출발한 1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모니터를 주시하고 있다. 2025.6.19 seephoto@yna.co.kr
(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달러-원 환율이 1,380원대에 재진입했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 충돌에 미국이 직접 개입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안전 통화인 달러화 강세 흐름이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아울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도 매파적으로 해석될 여지를 남겨 달러-원 상승세에 힘을 보탰다.
19일 연합인포맥스 달러-원 거래 종합(화면번호 2110)에 따르면 달러-원은 이날 오전 11시 2분 무렵 1,386.30원에 거래됐다.
달러-원은 1,374.00원에서 개장한 이후 서서히 오름폭을 키우다가 오전 10시 5분 무렵 1,380원을 상향 돌파했다.
달러-원이 1,380원선을 넘어선 것은 지난 2일 이후 처음이다. 당시 고점은 1,383.50원이었다.
◇美 이란 공습 가능성에 강달러
달러-원을 1,380원선 위로 밀어 올린 것은 미국이 이란의 핵 시설을 직접 타격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날 미국 정치 전문지 악시오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핵 프로그램의 심장부로 꼽히는 포르도 핵시설 공격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트럼프 대통령이 확실히 결정을 내리지 못했고 벙커버스터로 지하 핵시설을 완전히 파괴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남아있다며 여지를 남겼지만 반복되는 공격 검토 소식에 시장의 위험 회피 심리는 한층 더 강화했다.
블룸버그 통신 역시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이 이번 주말 이란을 공격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해 강달러에 불을 지폈다.
한층 더 강화된 위험 회피, 안전 자산 선호 분위기는 달러-원을 한 달여 만의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미국이 직접 개입하지 않을 것이란 당초 기대가 사그라든 여파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에도 이란 공격을 할 수도 있고 하지 않을 수도 있다면서 이란 정권이 무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공격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하지 않았다고도 했지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미 공격 계획을 승인한 상태라고 보도했다.
이란의 핵 프로그램 포기 가능성을 지켜보기 위해 최종 명령을 보류하고 있을 뿐이란 설명이다.
이처럼 복수의 언론이 미국의 이란 공습 가능성을 전하면서 달러-원도 상승 압력을 받는 형국이다.
◇FOMC '매파' 해석 부각…주식 파는 외국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하에 신중한 태도를 취하는 점도 달러-원을 떠받치는 배경으로 꼽힌다.
간밤 연준은 FOMC 정례회의 결과를 발표했는데 기준 금리인 연방기금금리(FFR) 목표범위를 4.25~4.50%로 동결했고, 양적긴축(QT) 속도도 그대로 유지했다.
FOMC 참석자들의 금리 전망치를 담은 '점도표'(dot plot)는 연준이 올해 2차례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기존 전망을 고수해 비둘기파적으로 해석되기도 했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금리 인하 속도가 한층 더 느려질 가능성이 엿보인다.
연내 동결 의견이 종전 4명에서 7명으로 늘어난 데서 금리 인하를 경계하는 분위기가 확인되며 내년 금리 인하 예상 횟수는 한 번으로 줄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꾸준히 연준에 금리를 내리라는 압력을 넣고 있지만 개의치 않는 모양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도 '매파' 해석에 힘을 실어준다.
그는 "올해의 관세 인상은 물가를 끌어올리고 경제활동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크다"면서 "(금리 인하를 위해) 필요한 것은 인플레이션이 하락하고 있다는 확신이다. 관세가 없었다면 그 확신은 커지고 있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플레이션 때문에 금리를 인하하기 어려운 환경이라는 입장을 명백히 밝힌 셈이다.
국내 증시에서 주식을 대거 사들이던 외국인들이 주식을 내다 파는 것도 달러-원 상승 재료로 작용하고 있다.
코스피 지수가 하락하는 가운데 이날 외국인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주식을 2천억원어치 이상 순매도했다.
최근 달러-원 하락을 유도해 온 외국인 주식 매수세가 일시적으로 주춤하면서 달러-원도 반등 여지가 생겼다는 평가다.
◇"중동 리스크에 일단 달러-원 상승…한계는 존재"
시장에서는 당분간 달러-원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중동 리스크가 하루 이틀 만에 해소될 변수는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글로벌 금융 시장에 확산한 위험 회피 심리는 달러화를 지지할 것으로 보인다.
위재현 NH선물 이코노미스트는 "어제부터 시작된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압박 수위 상승에 시장은 꾸준히 유가 상승, 달러화 강세로 반응하고 있다"며 "당초 예상과 달리 미국의 직접 개입 가능성이 거론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안전 선호와 위험 회피 심리가 달러-원에 단기적인 상승 압력으로 소화될 여지가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다만, 달러-원 상승에도 한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미국의 공습 등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최근 이어져 온 약달러, 원화 강세 흐름이 재개될 수 있다는 예측이다.
중동 리스크가 고조되는 최근 국면에서도 코스피가 뛰고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을 사들이는 모습에서 원화 자산의 매력이 확인됐다는 시각이 존재한다.
이런 추세가 꺾이려면 외국인들의 일시적인 주식 매도가 계속돼야 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위협이 실제 행동으로 이어져야 한다.
위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반복되는 이란 위협이 협상 카드로 사용 중인 부분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며 "달러화의 발작적인 강세가 트레이딩 기회로 작용할 여지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19일 달러-원 환율 장중 동향
yw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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