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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창업자 모리스 창, 20년 전부터 이사회 독립 강조"

25.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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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창업자 모리스 창, 20년 전부터 이사회 독립 강조"

"제조업 아닌 서비스업으로 접근…고객 성공이 TSMC 성공"

'TSMC, 세계 1위의 비밀' 저자 린훙원, 거버넌스포럼 세미나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전 세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압도적 1위 업체인 대만 TSMC의 성공 비결 가운데 하나로 이사회의 독립성이 꼽혔다.

린훙원 대만 금주간 고문은 19일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이 여의도 한경협회관에서 개최한 'TSMC 성공의 숨은 비결 - 거버넌스, 이사회, 승계' 세미나에서 TSMC를 창업한 모리스 창 전 회장이 20년 전 한 대학 강연에서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린 고문은 "모리스 창은 대만 등 아시아 기업 이사회의 독립성이 부족하다고 그때도 이야기했다"면서 사외이사의 의무로 법규 준수 감독, 임원 임명 및 해임, 투자 및 배당 결정, 전략 목표 설정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발표하는 린훙원 대만 금주간 고문

[촬영: 김학성 기자]





현재 TSMC 이사는 10명이며 이 가운데 사외이사는 7명이다. 사외이사의 국적은 미국 5명, 영국 1명, 대만 1명이다. 다국적 기업에서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기업인 출신이 많다.

그는 TSMC 이사회 풍경도 소개했다. 분기에 한 번꼴로 열리는 TSMC 이사회는 주말을 끼고 3일간 열린다. 세계 각지에 있는 이사들이 참석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사회 소집 전 이사들은 방대한 분량의 자료를 제공받는다. 첫날은 스테이크에 와인을 곁들인 식사를 즐기며 편안한 분위기에서 이사들이 이야기를 나눈다. 이튿날부터 감사위원회와 보수위원회가 열리고, 투자와 인사 등 핵심 의사결정이 이뤄진다.

자신부터가 전문경영인인 모리스 창은 주주에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는 것이 그의 의무임을 알고 있었다. 그는 세일즈·마케팅 역량, 고객과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 회사 내부와 외부 연결 등을 경영진이 갖춰야 할 능력으로 제시했다.

87세에 은퇴한 모리스 창은 마크 리우(류더인)와 웨이저자 등 세 명의 후계자를 정해두고 이들을 마케팅, 공정 관리, 연구개발(R&D)로 순환 배치하며 승계를 진행했다. 그 결과 TSMC는 CEO 승계가 순탄히 이뤄져 우수한 경쟁 지위를 유지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10년 전만 해도 2배 미만이던 TSMC와 삼성전자의 시가총액 차이는 현재 4배 이상으로 벌어졌다.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측면에서도 TSMC와 삼성전자의 격차는 확대되고 있다.

아울러 린 고문은 TSMC가 '고객이 성공해야 내가 성공한다'는 서비스업의 철학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성공했다고 진단했다. 심지어 TSMC가 생산능력이 부족해 고객의 주문을 전부 소화할 수 없을 때는 경쟁사인 삼성전자에 고객을 소개해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린 고문은 현재 삼성전자의 조직이 지나치게 복잡하고 자신의 브랜드를 가진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파운드리 사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날 발표한 린 고문은 30년 넘게 대만의 반도체 산업을 취재한 베테랑 기자다. 현재 대만 경제지 금주간의 고문이다. 모리스 창을 여러 차례 인터뷰하는 등 창업 초기부터 TSMC를 관찰해 온 최고 전문가 중 하나로 꼽힌다. 작년 11월 한국어로 번역 출간된 'TSMC, 세계 1위의 비밀'의 저자다.

TSMC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어서 토론자로 나선 이현익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미국과 일본, 대만 등 정보기술(IT)을 다루는 모든 나라의 핵심은 인력 부족"이라며 "앞으로 게임은 (인력이) 누가 덜 부족하냐에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 TSMC가 소위 '나이트호크 부대'로 불리는 24시간 R&D 체제를 가동해 삼성전자와의 기술 격차를 벌렸던 사례를 언급하면서 반도체 산업에서 인적자원의 경쟁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 출신인 정인성 작가는 "TSMC는 (고객사들과) 신뢰의 고리를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hs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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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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