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 산업 커질수록 美국채 수요도 늘어"
저렴한 결제·송금 수수료…발행기업의 이자마진도 산업 참여 유인
(서울=연합인포맥스) 서영태 기자 = 스테이블코인 산업이 커질수록 미국 국채 수요도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 정부가 스테이블코인 산업화를 추진할 유인으로도 거론된다.
스테이블코인 수요자 입장에서는 저렴한 결제·송금 수수료를, 스테이블 코인 공급자인 기업 입장에선 금융사만 누려온 이자마진을 스테이블 코인을 통해 누릴 수 있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19일 보고서를 통해 "시장 조성자와 수요자, 공급자 모두 스테이블 코인 산업에 참여할 유인이 있다"며 미국 정치권에서 스테이블 코인 관련 법안을 입법 중이라고 전했다.
스테이블 코인은 코인 가치를 달러화 등 법화의 가치와 1대 1로 고정한 디지털자산이다. 코인회사뿐만 아니라 일반기업 등 다양한 회사가 발행할 수 있는데,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상품권으로 이해될 수 있다.
스테이블 코인 산업이 커지면 미 정부에 유리하다. 스테이블 코인 발행사가 코인 이용자에게 언젠가 돌려줘야 할 달러화 준비금을 단기채로 마련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 미 재무부의 채권 발행을 소화할 주체가 늘어난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작년 미국 단기채 매수 주체 중 스테이블 코인은 JP모간 머니마켓펀드, 중국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미 재무부 산하 차입자문위원회(TBAC)는 스테이블 코인 발행자의 미국 단기채 보유 규모가 2028년에는 작년 대비 8.3배 증가한 1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스테이블 코인은 유용하다. 미국의 기존 결제시스템과 비교해 스테이블 코인 결제 시스템은 훨씬 낮은 송금 수수료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해외 송금 수수료(10~30달러)와 비교해 스테이블 코인 수수료는 거의 무료거나 몇 센트에서 몇 달러 수준이다.
공급자인 코인 발행 기업 입장에서도 유인이 크다.
황 연구원은 "스테이블 코인 발행 기업도 전통 은행이 예대마진(순이자마진)을 통해 독점해온 '은행 시뇨리지 효과'를 유사하게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통 은행은 낮은 금리의 예적금 상품으로 자금을 조달해 더 높은 금리의 대출 상품으로 자금을 빌려주는 방식으로 이자마진을 취한다. 중앙은행의 경우 발행한 화폐를 정부나 금융기관에 빌려주는 방식으로 발행비용보다 높은 이자수익을 얻어 이른바 '시뇨리지'를 누린다.
일반 기업도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하면 이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하며 맡은 달러화를 굴리면서 높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미국 코인 발행 기업 서클의 매출 99%는 준비자산에서 발생한 이자수익이다.
황 연구원은 "스테이블 코인 산업이 제도권으로 진입하고 있다는 시그널이 곳곳에서 관측된다"며 "머지않은 미래에 새로운 화폐 금융시스템을 받아들여야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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