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투자 속도 내는 SK그룹…칩·데이터센터·서비스 아우른다
아마존과 7조 투자해 울산에 국내 최대 AI 데이터센터 구축
반도체부터 서비스까지 AI 밸류체인 섭렵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인공지능(AI) 수직계열화'에 나선 SK그룹이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그룹은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서비스 등 AI와 관련한 핵심 사업을 모두 아우른다는 비전을 세운 뒤 이를 실행 중이다.
SK그룹은 20일 아마존과 함께 울산에 100메가와트(MW)급 AI 데이터센터를 건설한다고 발표했다. 예상 투자액은 7조원으로, AI 데이터센터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이날 울산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울산 AI 데이터센터는 최고의 AI 고속도로 인프라를 놓고 발전의 필수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SK그룹은 AI 사업에 전방위적으로 힘을 주고 있다.
최태원 회장은 작년 11월 'SK AI 서밋 2024'에서 "SK는 반도체부터 에너지, 데이터센터의 구축·운영과 서비스 개발까지 가능한 전 세계에서 흔치 않은 기업"이라고 말했다.
지난 13~14일 이틀간 그룹 수뇌부가 집결한 경영전략회의에서도 AI를 중심으로 한 성장 전략과 그룹 차원의 시너지 방안이 주요 의제였다.
SK그룹 주요 계열사 가운데 AI를 말하지 않는 회사가 거의 없지만, 그 선두에는 SK하이닉스[000660]와 SK텔레콤[017670]이 있다.
고대역폭 메모리(HBM) 선도 업체인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와의 끈끈한 관계를 바탕으로 올해 1분기 처음 삼성전자[005930]를 제치고 전 세계 D램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랐다.
지난 3월에는 세계 최초로 6세대 HBM인 HBM4 샘플을 고객사에 제공하며 경쟁사와 격차를 공고히 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SK하이닉스의 우수한 HBM 시장 지위가 흔들리지 않을 것으로 평가했다.
SK하이닉스는 2028년까지 5년 동안 103조원을 투자해 반도체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작년 6월 밝혔다.
SK텔레콤은 AI 인프라를 전국에 구축하고 파트너사와 협력해 해외에도 진출한다는 'AI 인프라 슈퍼 하이웨이' 계획을 이행 중이다. 이날 발표한 아마존과의 데이터센터 구축도 그 일환이다.
동시에 개인 AI 에이전트(PAA)를 중심으로 한 서비스 보급에도 집중한다.
SK텔레콤은 최근 유심 해킹 사태로 인한 혼란에도 AI 관련 투자 계획에는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은 오는 2030년 매출 30조원 가운데 AI 관련 비중을 35%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두 회사 외에도 많은 전력을 소비하는 데이터센터에 에너지 솔루션을 제공하는 SK이노베이션[096770], 반도체 유리기판 상용화에서 앞서 나가고 있는 SKC[011790] 등도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그룹 차원에서 지난해부터 진행 중인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리밸런싱)의 목표 가운데 하나는 AI 투자 재원 마련이다.
저금리 시기 활발한 인수·합병(M&A)을 통한 확장 기조에서 180도 전환해 잘할 수 있고 유망한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다.
최태원 회장은 올해 그룹 공식 브로슈어에서 "SK는 AI 사업을 글로벌로 확장할 수 있는 뛰어난 기술과 다양한 파트너십을 갖추고 있다"며 "AI 반도체 기술과 에너지 솔루션 역량, 글로벌 AI 서비스 기업들과의 파트너십 등 강점은 SK를 AI 시장의 선도 기업으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울산=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0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인공지능(AI) 글로벌 협력 기업 간담회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2025.6.20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hihong@yna.co.kr
hs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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