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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여야 지도부 첫 오찬 회동…화기애애했지만 날 선 말도

25.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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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여야 지도부 첫 오찬 회동…화기애애했지만 날 선 말도

김용태 "李대통령, 임기 뒤 재판 받아라"

송언석 "김민석, 벌써 총리 다 된 것 같아"

김병기 "野, 반성하는 게 먼저…尹 일가 척결의지 보여야"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18일 만에 여야 지도부와 오찬 회동을 하며 본격적인 협치에 시동을 걸었다.

역대 새 정부 출범 이래 이례적으로 빠른 여·야·정 회동 자리가 마련됐지만,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날 선 말들도 오갔다.

22일 이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의 오찬 회동이 열린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는 국민의힘에서 김용태 비대위원장과 송언석 원내대표가, 더불어민주당에서 김병기 신임 원내대표가 약속보다 30여분 일찍 자리했다.

여야 지도부는 주요 7개국(G7) 회의에 다녀온 이 대통령에게 안부를 물으며 축하한다는 인사를 전했고, 이 대통령은 웃으며 '선거는 언제나 이기는 게 중요하다'며 신임 원내대표들에게 축하를 건넸다.

이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는 식사에 앞서 관저 내 정자가 있는 뜰로 나가 손을 잡고 사진을 찍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보였다.

식사 자리로 이동한 후, 이 대통령은 여야 지도부에게 의견 조율을 통해 현재의 위기를 돌파해 나가자며 협치를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꽤 오랫동안 대한민국 경제가 어려웠다. 경제적 상황의 바탕이라고 할 수 있는 안보, 외교 상황들을 한번 같이 점검 해보면 좋을 것 같다"며 "추경도 해야하는데 정책 안에서 의견이 다른 것은 너무 당연하다. 조정할 수 있는 것은 조정해서 신속하게 현재의 어려운 상황을 이겨내자"고 말했다.

이후 여야 지도부는 허심탄회하게 의제 제한 없이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를 이어갔고, 이 대통령은 꼼꼼히 메모하며 때론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내 민감한 현안을 두고는 날 선 말들이 오가기도 했다.

김용태 비대위원장은 사법부의 독립 문제를 이야기하며 이 대통령에게 임기가 끝나면 재판을 받을 것을 약속해달라고 요구했다.

김 위원장은 "대통령님께서 공직선거법이나 재판 중지법 등 민주당의 대통령 재판 관련 입법 추진에 제동을 거신 것은 다행"이라며 "사법부의 독립과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는 헌법 가치, 민주공화국을 유지하는 핵심 기둥"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의 재판과 관련된 입법은 없을 것이며, 대통령의 재임 전 진행 중인 재판 진행 여부에 대해서는 사법부의 헌법 해석에 전적으로 맡긴다는 것, 만약 사법부가 재판을 연기한다면 임기가 끝나고 재판을 받겠다는 것을 약속해 주신다면 민주공화국의 헌법 정신을 국민들께서 체감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 원내대표 역시 "대통령님 형사재판과 관련해 혹여나 사법 체계를 흔들 수 있는 법안들 추진되는 데 대해서는 걱정하는 목소리가 크다"며 "일단 법안 추진을 잠시 보류했다고 하는데, 앞으로도 사법 처리의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저해한다는 이런 지적이 남아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대통령께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지혜롭게 대응해달라"고 주문했다.

송 원내대표는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 임하는 태도에 대해서도 문제삼았다.

송 원내대표는 "총리 후보자는 청문회도 하기 전인데 정부 부처의 차관을 대동하고 행사를 나간다. 벌써 총리가 다 됐다고 국민들이 느낄 것"이라며 "역대 어떤 총리 후보자가 이런 식으로 행동했느냐"고 꼬집었다.

그는 "대통령께 진언하는 그룹에서는 정권 초반에 첫 번째 인사부터 이렇게 밀려서는 안 된다 이렇게 또 말씀하실 가능성이 클 것"이라며 "국회를 이렇게 우습게 아는 분이 총리가 되었을 경우에 그것이 과연 이재명 정부의 성공, 또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에 얼마나 도움이 될는지 이런 부분을 신중하게 고려해달라"고 당부했다.

야당 지도부는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추경과 더불어 빚 탕감 정책에 대한 우려도 쏟아냈다.

김 비대위원장은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이 현 정부에서 재정 주도 성장으로 재현되지 않기를 정부 여당에 요청하고 싶다"며 "정부의 확장 재정이 물가 상승을 가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추경이 진짜 성장을 내세우면서도 소비 쿠폰, 지역 상품권, 부채 탕감이 추경의 약 60%를 차지하고 있다"며 "특히 빚 탕감 1조1천억원은 성실 채무 상환자에게는 박탈감을 줄 수 있고, 앞으로 채무 상환 기피 현상을 조장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송 원내대표는 "단순한 돈 풀기, 미봉책으로는 구조적인 현재의 저성장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렵다"며 "추경에 보니까 연체된 빚에 대해 탕감하는 내용이 있던데, 성실하게 갚아나가는 노력 때문에 더 힘든 분들도 많이 있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 조금 더 깊이 고민해야만이 정말 민생이 살아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감한 현안과 관련한 야당 지도부의 날 선 비판에 여당 대표로 참석한 김병기 원내대표는 뼈 있는 말로 맞서기도 했다.

김 원내대표는 "(야당이) 사법 독립에 대해서 말하려면 외람되지만 반성하는 것이 먼저"라며 "윤석열 전 대통령 일가에 대해서 단호하고, 흔들림 없는 척결 의지를 보여야 된다"고 충고했다.

그는 "추경 같은 문제만 봐도 윤석열 정부에서 실패한 것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라며 "100% 잘 될지 안 될지는 모르지만, 저희는 이런 방법으로 하면 돌파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추경을 요구했고, 그러면 기회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정책에 있어 제일 나쁜 것은 잘못된 결정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이라며 "이것은(추경) 하면서 충분히 보정도 가능하고 시행착오를 거쳐서 좀 더 나은 방향을 가는 것"이라며 "추경에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그동안 대화가 너무 단절됐던 여야 관계, 대통령실과의 관계에서 이 정도로 대화 분위기가 조성된 것만으로도 큰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이재명 대통령, 여야지도부 회동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발언 듣는 이재명 대통령







이재명 대통령, 김용태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 대화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2일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열린 여야 지도부와의 오찬에서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과 대화하고 있다. 2025.6.22 xyz@yna.co.kr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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