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유일한 두려움은 유가 급등"…이란, 호르무즈 봉쇄할까
(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미국이 이란 핵 시설 세 곳에 대한 공격을 개시하며 미국 경제의 불안도 증폭하고 있다. 특히, 원유와 가스 가격의 상승 가능성이 커지며 미국 경제는 인플레이션 재점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전문가들은 22일(현지시간) 앞으로 국제 유가의 향방은 이란이 전 세계 원유의 약 20%를 차지하는 주요 무역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지 여부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관측했다.
컨설팅 업체 라피단 에너지 그룹의 사장이자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에너지 자문이었던 밥 맥널리는 미국 CNN을 통해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해 세계 석유 공급을 차단할 경우 미국과 동맹국들의 군사력 증강에 위협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라피단 사장은 "이란은 페르시아만의 석유와 가스를 처리하고 수출하는 기반 시설을 공격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단념시킬 수 있는 유일한 것이 유가 급등에 대한 두려움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며 "그들은 실제 그런 두려움을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주말 이란 정부는 이란이 미국 공격에 어떻게 대응할지 결정할 때 '다양한 선택지'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고, 이란 최고 지도자의 저명한 보좌관은 이미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촉구했다.
미국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인터뷰를 통해 중국이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막으라고 촉구했다. 중국은 페르시아만에서 생산되는 석유의 3분의 1을 수입한다.
전문가들은 이번 미국의 이란 공격으로 원유 가격 상승은 거의 확실시되며, 가장 큰 의문은 가격 급등세가 얼마나 지속될 지 여부라고 지적했다.
한국 시각 기준 23일 오전 유가선물시장에서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 근월물 가격은 전장대비 약 3% 오른 배럴당 76달러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리포우 오일 어소시에이츠의 앤디 리포우는 "22일(현지시간) 유가 선물 시장에서 유가는 배럴당 80달러선까지 오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호르무즈 해협이 영향을 받을 경우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으며, 이는 미국 휘발유와 경유 가격을 최근 수준에서 갤런당 약 75센트 상승시킬 것"이라고 추정했다.
회계법인 RSM의 조 브루수엘라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유가가 오른다고 해서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 단정할 수는 없다"면서도 "미국의 무역 정책과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맞물리며 향후 90일간 인플레이션은 더 빠르고 높아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미국 소비자들은 즉각적으로 유가 급등을 체감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연료 추적 플랫폼인 가스버디의 패드릭 드 한 부사장은 "미국 주유소들이 하루 동안 확인한 가격을 반영하는 데는 5일 정도 걸리지만, 오늘과 내일 (연속으로) 원유 시장이 급등한다면 몇 시간 안에 주유소 가격이 반영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CNN은 "많은 주류 경제학자는 최근 미국의 낮은 인플레이션이 트럼프 관세로 인한 물가 상승이 예상되는 폭풍 전의 고요함을 나타낸다고 보고 있다"고 진단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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