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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윤우의 외환분석] 美 '미드나잇 해머' 맞은 원화

25.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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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윤우의 외환분석] 美 '미드나잇 해머' 맞은 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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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23일 달러-원 환율은 상승세로 출발할 전망이다.

미국이 결국 이란의 핵 시설 세 곳을 직접 폭격하면서 글로벌 금융 시장의 위험 회피 분위기가 고조된 영향이다.

미국은 지난 21일 '미드나잇 해머'로 명명된 이란 핵시설 공습 작전을 실행해 포르도와 나탄즈, 이스파한의 핵 시설을 폭격했다.

B-2 스텔스 폭격기가 동원됐으며 '벙커버스터'로 불리는 초대형 폭탄 GBU-57, 토마호크 미사일 등이 발사됐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에 협상 시간을 2주 주겠다고 했으나 기다림의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국민 연설에서 이란의 주요 핵농축 시설이 완전히, 철저하게 파괴됐다고 밝혔으며, 평화를 만들지 않으면 추가 공격이 있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전격적인 미국의 이란 직접 타격으로 중동 정세는 한 치 앞도 가늠하기 어려워졌다.

금융 시장의 불안 심리가 확산한 가운데 국제 유가 급등이 예상되고, 투자자들은 안전 자산으로 몰려드는 분위기다.

안전 통화인 달러화 강세가 나타나면서 원화도 약세 흐름을 피하기 어려워졌다.

최근 원화는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와 새 정부의 부양책, 주가 상승 등에 힘입어 상승세를 보였으나 이란과 함께 '미드나잇 해머'에 맞은 모양새다.

사태는 해결되기보다는 더 악화하는 국면이다.

이란은 즉시 우방 러시아에 달려가 대책을 모색하고 있으며 호르무즈 해협 봉쇄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이란 의회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의결했으며 최고국가안보회의(SNSC)의 최종 결정만 남겨놓은 상태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 소비량의 약 25%, 액화천연가스(LNG) 소비량의 약 20%가 지나가는 주요 통로로 이곳이 봉쇄되면 국제유가가 급등해 세계 경제에 큰 충격을 줄 가능성이 있다.

이란이 섣불리 이런 전례 없는 조치를 취하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되지만 '설마'했던 미국의 이란 직접 공격이 이뤄졌듯이 호르무즈 봉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만약 이런 시나리오가 현실화한다면 유가가 치솟고 달러-원 환율도 급등할 것이므로 정부도 긴장을 늦추지 않는 모습이다.

정부는 전날 "금융시장이 우리 경제 펀더멘털과 괴리돼 과도한 변동성을 보일 경우 즉각적이고 과감하게 조치하고 에너지 수급 관리에도 만전을 기하겠다"며 시장 변동성에 적극 대응할 태세임을 강조했다.

다만, 미국이 핵 시설만 집중 타격한 점은 달러-원 오름폭을 제한할 수 있다.

이란의 핵 능력만 제한한 것일 뿐 정권 교체 등 중동 정세를 더 크게 뒤흔들 목적은 없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피터 해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은 이란의 핵 야망을 파괴하는 데 목적이 있었다면서 정권 교체 목적이 아니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조금 전 트루스소셜에 "정권 교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정치적으로 올바르진 않지만, 현재 이란 정권이 '이란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수 없다면 왜 정권 교체가 일어나지 않겠는가"라는 의미심장한 글을 올려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코스피가 2년여 만에 3,000을 넘어서는 등 국내 증시가 달리는 흐름은 달러-원 상단을 가로막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물론 당장 증시 약세, 외국인 주식 매도세는 불가피하겠지만 예상 밖 견고한 지지가 나타날 경우 원화 자산의 높아진 매력이 다시 한번 확인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현재 중동 정세를 고려해 장중 국제유가와 달러화 움직임을 주시해야 한다.

이날 이른 아시아 거래에서 7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75달러를 넘어서며 2% 이상 뛰고 있고, 달러 인덱스는 99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다.

유가와 달러 인덱스가 뛸 경우 달러-원도 이에 연동된 상승 흐름을 나타낼 가능성이 있다.

수급 측면에서는 최근 고점에서 출회되는 수출업체 네고 물량을 주시해야 한다.

반기 말을 앞두고 대기 중인 물량이 얼마나 나오는지에 따라 달러-원 오름폭이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달러-원은 지난 21일 오전 2시에 끝난 야간 거래에서 정규장 종가 대비 8.40원 상승한 1,37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지난 21일 1,370.50원(MID)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2.45원)를 고려하면 전장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365.60원) 대비 7.35원 오른 셈이다. (경제부 시장팀 기자)

yw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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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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