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봉쇄되면…S-Oil·SK가스 수혜"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미국의 이란 공습으로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에 비상이 걸리자 증권가에서는 "정제마진 상승과 LNG 트레이딩 기회 등으로 관련 기업들의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는 의견이 나왔다.
23일 iM증권은 '파국으로 치닫는 이란 사태, 업종 영향 점검' 보고서를 통해 "호르무즈해협 봉쇄가 현실화될 경우 국내 정유사들의 정제마진 상승과 SK가스의 LNG 트레이딩 수혜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전유진 iM증권 애널리스트는 "2024년 기준 호르무즈해협을 통해 수송된 원유가 글로벌 전체 수요의 약 20%, 해상 물동량 기준으로는 30%를 차지한다"며 "봉쇄 현실화 시 유가와 JKM(일본-한국 LNG 가격지표) 상방압력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정유업종, 정제마진 상승 기대감
증권가는 원유 및 정제품 운송 차질로 인한 수급 차질이 국내 정유사들에 호재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아시아 주요 정제품 수출국인 인도의 공급 감소에 주목했다. 2024년 인도 원유 수입에서 중동 국가들의 비중이 46%에 달해 호르무즈해협 운항 차질 시 인도 정제품 생산에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인도 석유부 장관이 지난 19일 호르무즈해협 봉쇄 시 정제품 수출량을 줄이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인도 정제품 수출량은 하루 130만배럴로 글로벌 전체 수요의 1.3% 수준이다.
iM증권은 "이에 따라 S-Oil 등 국내 정유사들의 반사수혜를 기대할 수 있다"며 "순수 정유업체는 아니지만 최근 정부 상법 개정안 추진과 관련해 수혜가 예상되는 HD현대(HD현대오일뱅크)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SK가스, LNG 옵셔널리티로 '일석삼조'
SK가스의 경우 울산GPS(가스발전소)의 연료 선택권이 경쟁력으로 부각될 것으로 분석됐다.
전 애널리스트는 "LNG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을 경우 확보한 LNG 물량을 시장에 스팟으로 판매하고 발전소에는 LPG를 투입하는 구조"라며 "전력생산과 LPG 물량 증가, LNG 트레이딩 차익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SK가스는 지난 19일 CEO 간담회에서 6월부터 이미 LPG를 투입해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화학업종, 중국 공급차질로 반사이익
화학 업종에서는 이란 메탄올 생산 중단으로 인한 중국 MTO(메탄올 투 올레핀) 가동 차질이 국내 업체들에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란 천연가스 최대 생산지인 사우스 파스 가스전이 공습당한 후 현재까지 메탄올과 암모니아, 요소비료 공장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이란은 글로벌 메탄올 생산의 9%를 차지하며, 중국 메탄올 수입에서도 이란산이 40%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실제로 이란-이스라엘 충돌 이후 중국 내 메탄올 가격이 16% 급등했다.
전 애널리스트는 "메탄올 생산 중단이 장기화될 경우 중국 에틸렌 생산의 5∼6%를 차지하는 MTO 가동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며 "여기에 미국의 대중 에탄 수출 중단으로 인한 중국 ECC(에탄 크래킹) 가동 차질까지 고려하면 약 10% 이상의 중국 에틸렌 설비에 문제가 생기는 셈"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유가 강세라는 부담에도 불구하고 롯데케미칼, 대한유화 등 국내 NCC(납사 크래킹) 업체들에는 공급 부담 완화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iM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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