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트럼프 압박에 뭐라고 대답할까…의회서 통화정책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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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정윤교 기자 =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이번 주 의회에서 금리 인하 압박에 대한 의견을 밝힐 기회를 얻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압박에 더해 연준 내 주요 인사들의 금리 인하 지지 선언까지 나온 상황에서 시장은 파월 의장의 발언 내용에 주목할 것으로 전망된다.
23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오는 24일 오전 10시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25일 오전 10시 상원 은행·주택·도시위원회에 각각 출석한다.
이 자리에서 파월 의장은 경제 상황과 통화 정책에 대해 언급할 것으로 보인다.
파월 의장은 공화당과 민주당 양쪽에서 나올 수 있는 적대감 속에서 연준의 입장을 설명하기 위해 고군분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선례를 따라 파월 의장에게 금리 인하를 늦추는 이유를 추궁할 가능성이 크며, 진보 성향의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민주당 매사추세츠주)도 파월 의장에게 금리 인하를 촉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금리를 내리지 않고 있는 파월 의장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며 해임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연준) 이사회가 이 완전한 얼간이(moron)를 왜 무시해버리지 않는지 모르겠다"며 "어쩌면 나는 그를 해고할지에 대해 마음을 바꿔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그는 금리를 내려 미국에 가장 크고 좋은 일을 할 수 있었다. 그 멍청이(numbskull)가 (금리)를 1∼2%로 낮춘다면 미국은 연간 1조 달러(약 1천370조원)를 아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준은 지난 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를 4.25~4.5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연준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지금까지 열린 네 차례 FOMC 회의에서 금리 동결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압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두 명의 연준 인사는 금리 인하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셸 보먼 연준 부의장은 이날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콘퍼런스 연설에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억제된 상태를 유지한다면 이르면 다음(7월)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 인하를 지지할 것"이라고 했다.
연준 내 온건한 매파로 여겨졌던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도 지난 20일 CNBC 인터뷰에서 7월 FOMC 회의에서 금리 인하를 고려하기 시작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보먼 부의장과 월러 이사는 모두 트럼프 행정부 첫 임기 시절 임명된 인사이며, 파월 의장의 후임으로 거론되는 후보들이다.
알리안츠그룹의 수석 경제 고문인 모하메드 엘-에리언은 "FOMC에 정치적 영향력이 점차 작용하기 시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엘-에리언은 "공화당 성향의 두 연준 인사가 갑자기 7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제기했고, 이는 시장을 움직였다"며 "파월 의장은 모든 사람이 한목소리를 내도록 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대 경제학 교수인 마크 거틀러는 "(많은 압력에도) 파월 의장은 전혀 흔들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BNP파리바의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인 제임스 에겔호프는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 예상 경로에 대해 강한 견해를 채택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 같으며, 잘못된 평가를 할 위험이 많다고 보는 것 같다"고 전했다.
파월 의장은 워싱턴의 압력에 대한 입장과 함께 중동 전쟁의 잠재적 경제 영향에 대한 질문을 다수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파월 의장은 또한 민주당 의원들로부터 연준의 독립성과 관련해 격려의 말을 들을 가능성도 크다.
민주당 의원들은 연준의 독립성이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에 의해 위협받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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