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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 만년적자 합작사에 13년간 수혈한 사연은

25.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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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 만년적자 합작사에 13년간 수혈한 사연은

4천억 출자에도 손실 반복…한때 장부가치 '0원' 기록도

고부가 전환 노렸지만 실익 불투명…주주 소통 과제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수인 기자 = 롯데케미칼이 13년간 재무적 실익이 없는 투자를 이어가고 있어 시장의 의문을 사고 있다.

기초소재에서 고부가 합성고무를 중심으로 체질 전환을 도모하기 위해 2013년부터 4천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지만 해당 합작사의 실적 부진으로 지분 가치가 오히려 줄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케미칼의 재무 건전성도 위협받고 있는 시점에서 합작사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려면 시장과 좀 더 적극적인 소통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011170]은 합성고무(SSBR·EP(D)M)를 생산·판매하는 합작사 롯데베르살리스 엘라스토머스(롯데베르살리스)에 올해 들어 두 번째 유상증자를 단행한다.

지난 19일 200억원을 다음달 출자한다고 공시했는데 지난 1월에도 250억원을 투입했다. 이번에는 롯데베르살리스의 시설대 차입금 차환 목적이다.

롯데베르살리스는 2013년 롯데케미칼과 이탈리아 종합석유화학업체 베르살리스가 함께 설립한 합작사로, 롯데케미칼이 50%+1주 지분을 갖고 있다.

지난 2017년에는 전남 여수에 연간 생산능력 20만톤 규모의 공장을 준공했다.

롯데케미칼이 합작사에 투자한 돈은 지금까지 4천억원에 달했다.

설립 첫해인 2013년 301억원을 시작으로 2014년 135억원, 2015년 390억원, 2016년 134억원, 2017년 549억원, 2019년 500억원, 2020년 500억원, 2021년 250억원, 2023년 250억원, 2024년 500억원, 2025년 450억원 등 2018년과 2022년을 제외하고 해마다 수백억 원을 투입했다.

동반 출자사인 베르살리스도 같은 비율을 부담했다면 누적 유상증자 규모는 7천918억원으로 추정됐다.

롯데베르살리스는 설립 첫해를 제외하고 11년 연속 순손실을 입어 출자사의 지속적인 투자에도 좀처럼 실적 개선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2018년부터는 매년 감사보고서에 '계속기업 존속 불확실성' 의견이 담겼을 정도다.

실적 부진은 롯데케미칼이 보유한 롯데베르살리스 순자산의 장부상 자산가치에도 영향을 미쳤다.

올해 1분기 지분금액 732억원 중 188억원이 손상차손으로 반영되며 장부금액은 535억원으로 줄었다. 지난해 1분기에는 지분금액 393억원 전액이 손상 처리돼 장부가 0원을 기록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롯데베르살리스의 수익성 회복 가능성이 낮다면서 올해 출자금 역시 손상처리될 가능성이 높다고 풀이했다.

롯데베르살리스는 합성고무라는 고부가상품을 생산하는 만큼 기초소재에서 탈피하고자 하는 롯데케미칼 입장에서는 놓을 수 없는 카드이지만 업계 후발주자인 데다 전기차 수요 정체(캐즘) 등으로 실적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김범준 가톨릭대 교수는 "롯데케미칼의 출자가 재무 상황에 큰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지만 롯데케미칼이 합성고무 시장에 대한 기업의 비전, 구체적인 투자 계획 등을 밝히며 주주와 보다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전기차 캐즘 극복 시점에 맞춰 합성고무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지속적인 품질 향상 및 공급 거래처 확대를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si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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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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