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 20에 찍었다…'A' 등급 여전채로 투자자 시선 가는 이유
(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경기 개선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A' 등급 여전채가 초강세를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경기 반등에 금리인하 기대감이 후퇴하면서 듀레이션보다는 크레디트 위험을 지면서 기회를 찾으려는 수요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노출도 등 기업의 펀더멘털 지표를 살피며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 중단기 금리·주가 오르고 선행지표 개선…크레디트 위험 져볼까
24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한국투자캐피탈은 전일 회사채 네 종목을 각각 민평금리보다 20bp 낮은 수준에 발행했다.
총발행 금액은 2천500억원으로 1년물과 1년 5개월물이 각각 500억원과 1천억원이고 1년 11개월물은 200억원과 800원으로 나눠 찍었다.
1년물과 1년 5개월물의 발행금리는 3.708%와 3.781%, 1년 11개월물은 3.904%를 나타냈다.
'A' 등급의 초강세는 유통시장에서도 확인된다.
전일 만기가 8개월 정도 남은 한국투자캐피탈113-1은 민평금리보다 13bp 낮은 3.692%에 200억원이 거래됐다.
'A' 등급 여전채를 초강세를 최근 경기 사이클과 연결 짓는 시각도 있다.
추가경정예산이 편성되고 경기 개선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선행지표와 주가가 반등하는 모습을 보여서다.
경기 개선 흐름이 이어지면 기업의 건전성 악화에 따른 스프레드 확대 위험이 줄어들 것이란 셈법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6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8.7로 전월보다 6.9포인트(p) 올라 지난 2021년 6월(111.1)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코스피도 최근 중동 위험에 주춤했지만, 신정부 출범 이후 반등하는 모습이다.
국고채 등 무위험 금리 하락에 따른 자본이익보단 크레디트물에서 기회를 찾으려는 움직임도 관찰된다.
운용사 내부에선 'A' 등급 보유 한도 확대를 요청하는 의견들도 나오는 것으로 전해진다.
'AA' 등급 여전채 금리가 이미 낮아진 상황에서 절대금리를 찾는 수요가 'A' 등급 여전채로 유입되는 측면도 있다.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기업 상황이 악화할 경우 그룹사가 지원할 것이란 판단 등이 매수에 영향을 주는 것 같다"며 "자산군이 나쁘지 않다는 평가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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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리 대비 위험 적절할까…'묻지 마' 투자 경계
다만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전반적인 경기 상승이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등 기업 노출도가 높은 자산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지 확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 크레디트물 전문가는 "그룹 지원에도 펀더멘털 지표가 계속 악화하고 있다"며 매수를 권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20일 공개한 한국투자캐피탈 평가 보고서에서 "기업 및 투자금융 중심의 자산 포트폴리오의 특성상 거액여신 비중이 높아 일부 여신의 부실 발생만으로도 지표 변동 폭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르면 부동산금융자산을 포함한 기업금융의 건당 평균잔액은 250억원을 상회하며 건당 100억원 이상이 97%, 200억원 이상이 82%로 거액 여신 비중이 상당히 높다.
한신평은 "분양 경기 침체 장기화로 부동산 PF의 실제 회수액 및 회수 시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가운데 분양 경기 회복 지연으로 부동산 관련 여신의 건전성 관리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기업 펀더멘털에 비해 금리가 이미 상당 수준 낮게 형성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스프레드 축소에 따른 자본 이익 기대가 크지 않다는 것이다.
다른 채권시장 참가자는 "이 금리에 이 정도 위험을 지는 게 맞는 건지 생각이 든다며 "시장 충격 시 낮은 종목 채권이 더 타격을 받고 손실이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신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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