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 더 커지기 전에"…속도 붙은 한국물 발행
한화에너지USA·KT 달러채 발행
변동성 속 조달세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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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미국 상호관세 이슈와 중동 사태 등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된 가운데서도 한국물(Korean Paper) 시장에서 견조한 조달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투자자들의 크레디트물 매수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은 시장 움직임이 크지 않은 틈을 타 조달을 서두르는 분위기다.
지난주 기업은행과 한화생명(후순위채), 현대캐피탈아메리카 등이 달러화 채권 발행을 마쳤다.
이어 주말 사이 미국의 이란 공격 소식에도 곧바로 한화에너지USA와 KT가 달러채 시장을 찾아 견고한 투자 심리를 확인했다.
◇한국물 발행 속속…크레디트물 투심 견조
24일 투자은행(IB) 업계 등에 따르면 전일 한화에너지USA와 KT는 글로벌본드(144A/RegS) 발행을 위한 북빌딩(수요예측)을 통해 각각 4억달러, 5억달러 규모의 조달을 확정했다.
한화에너지USA는 한국수출입은행 보증(무디스 기준 'Aa2')으로 신용등급을 보강했다. 만기는 3년 고정금리부채권(FXD)으로, 그린본드(green bond) 형태다.
가산금리(스프레드)는 동일 만기 미국 국채금리에 62bp를 더한 수준이다. 최초제시금리(IPG, 이니셜 가이던스)는 100bp였으나 넉넉한 수요를 바탕으로 스프레드를 38bp 낮췄다.
KT는 3.5년물을 미국 3년물 국채금리 대비 72bp 높게 찍기로 했다. IPG인 110bp 대비 38bp 낮춘 수준이다. KT는 무디스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로부터 각각 'A3', 'A-' 등급을 받고 있다.
주말 사이 미국이 이스라엘과 이란 간 무력 충돌에 군사적 개입을 단행하면서 중동 사태가 확전되는 양상을 보였다.
이에 글로벌 금융시장 내 긴장감이 높아졌지만, 한국물 발행사들은 사태가 더 악화하기 전 변동성이 주춤한 틈을 타 재빨리 시장을 찾았다.
전일 오전 아시아 개장 후 크레디트 시장이 크게 움직이지 않는다는 점을 주목한 것이다.
전일의 경우 유통시장에선 비드와 오퍼 간 격차가 큰 분위기가 드러내기도 했으나 발행시장에서의 수요는 견조했다.
KT의 경우 유통물 대비 3bp가량 낮은 스프레드를 형성하면서 마이너스(-) 뉴이슈어프리미엄(NIP)를 달성하기도 했다.
한화에너지USA의 경우 수출입은행 유통물 대비 22bp가량 높은 스프레드를 보이면서 적정 수준의 보증 프리미엄을 지불했다.
지난 4월 미국 관세 이슈로 아시아물 전반의 유통 스프레드가 벌어지면서 상대적으로 금리 메리트가 부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투자처를 찾는 시장 대기 자금 또한 상당해 한국물은 굳건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물 호조 지속…불확실성은 여전
이날 새벽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과 이란이 휴전키로 합의했다는 소식을 알린 점은 긍정적이다.
다만 중동 사태 완화에도 시장 불확실성에 대한 긴장감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상호관세 유예가 내달 8일 종료되는 만큼 이를 전후로 이번엔 다시 관세 이슈가 부각될 수 있다.
한국물 시장은 이달 중동 사태 속에서도 견조한 발행세를 이어오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이 새 정부 첫 발행 주자로 유로화 채권을 찍은 데 이어 한국주택금융공사가 선순위 캥거루본드(호주 달러 채권) 데뷔전을 마쳤다.
이어 지난주 IBK기업은행과 한화생명(후순위채), 현대캐피탈아메리카가 달러채 발행을 마쳤다. 현대캐피탈아메리카의 경우 뒤이어 유로화 채권 발행까지 완료해 조달에 속도를 냈다.
최근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한국물 발행사들은 주중 더욱 확산할지 모를 불확실성을 피해 주 초반 발행을 이어가는 분위기다.
지난 16일 IBK기업은행과 한화생명이 같은 날 북빌딩에 나선 데 이어 전일에는 한화에너지USA와 KT가 나란히 시장을 찾은 데서 이를 엿볼 수 있다.
다행히 발행물에 대한 투자 수요가 풍부한 터라 물량이 무리 없이 소화되고 있지만 어떤 이벤트가 급부상할지 모르는 터라 헤드라인 리스크 등에 대한 경계감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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